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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찾은 美블링컨, 회담서 '가드레일' 논의…시진핑도 만나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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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미 국무장관의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인 2018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장관 이후 처음이다. 대만, 반도체 등을 두고 양국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에서 만난 미·중 외교수장은 두 나라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가드레일(안전장치)' 등에 대해 의논했다. 블링컨 장관은 다음 날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의 회담에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까지 예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양측은 양국 국기 앞에서 악수하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 후 곧바로 회담에 들어섰다. 통상 회담 전 공개하는 모두 발언도 생략됐다. 올 초 정찰풍선 사태부터 대만, 반도체 등 주요 현안에 이르기까지 미·중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을 감안, 양측 모두 공개적인 외교적 언사를 꺼린 것으로 보인다. 양측 외교라인 핵심담당자들이 각 8명씩 배석한 이날 회담은 예정보다 1시간 길어진 5시간30분동안 진행됐고, 저녁 8시25분께 업무 만찬으로 전환됐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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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고위급 회담…가드레일 논의, 소통 복원에 우선 순위

미 국무장관의 방중은 약 5년만이다. 블링컨 장관과 친 부장의 대면 회담 역시 최초다. 이에 따라 이번 고위급 회담을 통해 최악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가 개선 실마리를 찾을 것인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초 블링컨 장관은 지난 2월 초 중국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중국 정찰풍선이 미 영공을 침범하면서 무기한 연기됐었다. 여기에 대만 문제를 둘러싼 입장차, 미국의 반도체 수출규제와 중국의 보복 등이 이어지며 양국 갈등은 지속적으로 고조되는 상황이다.

양국 외교수장은 이번 회담에서 고조되는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미·중 고위급 소통 복원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만 해협의 긴장 고조 상황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양측 입장과 상호 '마지노선'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충돌 방지를 위한 가드레일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방중이 성사됐다는 것 자체가 미·중 관계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양측) 인식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양국 외교수장의 악수 장면이 담긴 사진과 함께 "이번 회담이 중미 관계를 발리에서 합의한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치열한 경쟁이 대립이나 충돌로 비화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번 순방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발리 합의를 지속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방중 의미를 설명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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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 입장 달라" 온도차도 명확

다만 소통 복원을 두고 양측의 근본적인 입장차도 확인된다. '지속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디커플링을 포함한 미국의 대중 적대정책부터 중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이번 방중을 앞두고서도 공개적 발언 등을 통해 확인되는 양측 기대감이 그리 높지 않았던 이유다. 국제위기그룹의 아만다 샤오 중국선임애널리스트는 악시오스에 "근본적인 문제는 서로 다른 비전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보다 명확한 가드레일을 설정하고 협력 영역을 식별함으로써 경쟁 갈등의 위험을 낮추려고 한다"면서 "하지만 중국은 이를 원하지 않는다. 수반되는 리스크를 분명히 하고자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현지 언론들은 미국이 중국을 핵심산업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한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 중국으로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시 주석 집권 3기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과의 경제교류 재개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 디스리킹과 관련해 이번 회담에서도 양측의 입장차가 뚜렷하게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측은 이러한 미국측 행보가 양국 관계를 대립으로 몰아가고 있고 이 부분에서 미국의 변화된 모습이 먼저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NYT는 이번 회담에서 안보 관련 논의가 큰 비중을 차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미국 관리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전역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이 일본, 한국, 호주, 인도를 포함한 아태지역 국가들과 안보동맹을 강화함으로써 갈등을 도발하려 한다고 비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밖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지원해선 안된다는 미국측 경고도 다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시진핑 만날까

블링컨 장관은 방중 마지막 날인 19일 왕이 위원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시 주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블링컨 장관이 19일 시 주석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 역시 2018년 방중 당시 시 주석을 예방했었다.


블링컨 장관이 시 주석을 예방할 경우, 오는 11월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2차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에 대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몇 달 내에 시 주석을 다시 만나 양국 간 합법적 차이점과 어떻게 서로 잘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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