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높은 해외에 돈을 달러로 넣어놓고 있는 게 더 큰 이득이다. 이를 한국으로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것은 그만큼 투자를 위한 현금 마련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대기업 A 임원


대기업들이 하반기에 투자를 크게 늘리지 못하는 데에는 지속되고 있는 투자 실탄 마련이 쉽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비금융사 제외)의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 증가율은 5.7%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47.4% 감소했다. 금리인상기에 2분기도 이익도 줄고 있어 미래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현금 동원력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컨테이너 하역작업 모습.[이미지 출처=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컨테이너 하역작업 모습.[이미지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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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가 찾은 해법은 올해 법인세법 개정으로 쉬워진 '자본 리쇼어링'이다. 국내 투자를 위해 해외 자회사가 거둔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말한다. 최근 현대차 현대차 close 증권정보 005380 KOSPI 현재가 604,00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663,000 2026.05.20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클릭 e종목]"현대차, 피지컬AI 선도 가능...목표가 66만원→95만원" 70대·20대 개미의 투자법, 이렇게 달랐다 외국인 6조 순매도…코스피 7200선 마감 그룹은 국내 전기차 투자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해외법인의 유보금 활용을 택했다. 높은 잉여금을 보유한 해외법인의 국내 본사 배당액을 작년보다 4.6배 늘려 국내로 59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들여오는 방식을 선택했다. 상반기 안에 79%를 국내로 들여오고 하반기에 나머지 21%를 옮길 예정이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75,50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281,000 2026.05.20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베일 벗은 삼성·구글 'AI 글라스'…스마트폰 없이 길 안내·번역 척척 70대·20대 개미의 투자법, 이렇게 달랐다 외국인 6조 순매도…코스피 7200선 마감 도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배당금 수익이 8조4398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1275억원의 약 66배에 해당한다. 배당금 수익은 대부분 해외 법인에서 나온 것으로 생산시설이 있는 베트남, 중국 등 해외 법인에서 현금유보금으로 쌓아 놓고 있던 돈을 국내 배당을 통해 가져온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145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도 이 중 대부분인 100조원이 한국 본사가 아닌 국내·외 자회사가 가진 유보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일 발표한 '500대 기업 2023년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 조사' 투자활동 저해 리스크.[자료=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일 발표한 '500대 기업 2023년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 조사' 투자활동 저해 리스크.[자료=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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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자본 리쇼어링을 투자를 위한 현금 동원 수단으로 택하고 있는 것은 올해 법인세법 개정으로 돈을 국내로 가져오는데 내야 하는 세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해외 자회사의 잉여금이 국내로 배당되면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과세된 뒤 일정 한도 내에서만 외국납부세액이 공제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이미 과세된 배당금에 대해서는 배당금의 5%에 한해서만 국내서 과세되고 나머지 95%는 과세가 면제된다.


기업들은 투자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현금이 풍부한 계열사의 도움을 빌리기도 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20조원을 대여했다. 2025년 8월 16일까지 30개월간 연 이자율 4.6%에 자금을 빌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15년만에 첫 분기적자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반도체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지만 하반기 업황개선 기대감을 갖고 올해도 반도체 등에 들어갈 시설투자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멈출 수 없는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close 증권정보 034220 KOSPI 현재가 12,71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13,390 2026.05.20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LG디스플레이 게이밍 OLED 패널, 美 SID '올해의 디스플레이' 수상 LG디스플레이, 1분기 영업익 1467억원…'338%↑' 3분기 연속 흑자 LGD, OLED 인프라에 1.1조원 규모 투자 도 올해 1월 채권 발행으로 3370억원을 조달한데 이어 3월에는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대여했다. 자금 대여는 3년이 만기로 연 6.06%의 이자율이 책정됐다. 계열사 지원이 여의찮은 대기업들은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동원하기도 한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lose 증권정보 000660 KOSPI 현재가 1,745,00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1,840,000 2026.05.20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70대·20대 개미의 투자법, 이렇게 달랐다 외국인 6조 순매도…코스피 7200선 마감 [블룸버그 칼럼]인프라 '쩐의 전쟁' 심화…칩플레이션 직면한 AI 큰손들 는 1분기 1조6949억원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데 이어 4월에도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해 2조2377억원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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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축, 수출 감소,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누적 영향으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정부는 기업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위해 연구개발(R&D) 지원을 보다 확대하고, 규제 개선·노동시장 개혁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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