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등 대러 제재 우회로에 제재
전쟁 무기에 유입되는 전자제품 재판매 혐의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러시아에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받는 중국 기업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제재 범위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제품의 재판매를 중단하겠다는 기업 측 합의에 따른 것인데, 대중 압박에 대한 일부 EU 회원국의 반대 목소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외교관과 관리의 설명을 인용, EU의 중국 기업 제재 목록에 현재 3곳만이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알려진 8곳에서 대폭 줄어든 것이다. 제재 대상으로 남아있는 기업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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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EU는 제11차 대러 제재안으로 3HC반도체, 킹파이테크놀로지 등 중국 본토 기업 2곳과 시노 일렉트로닉스, 시그마 테크놀로지, 아시아퍼시픽 링크스 등 홍콩 기반 기업 6곳에 대한 제재를 검토한 바 있다. 이 같은 중국의 개입으로 서방의 대러 제재가 힘을 잃자, 사실상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전략을 세운 것이다.


관련 기업들은 순항 미사일 등 무기에 사용되는 전자제품을 러시아에 재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집행위의 제재 제안서에 따르면 컴퓨터 칩을 제조하는 3HC반도체는 대러 수출 통제를 회피하는 동시에 러시아군과 군수산업 지원을 위해 미국산 부품을 조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킹파이테크놀로지는 러시아 순항미사일의 유도 시스템용 방위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초소형 전자기술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EU의 이번 결정은 중국 측이 EU의 요구에 대한 협력 의지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SCMP는 "(벨기에)브뤼셀에서 중국 외교관과의 회담 후 잠정적으로 (일부 기업이) 제재 목록에서 제외됐다"면서 "중국 측이 러시아의 전쟁 무기에 유입되는 유럽산 반도체 등 전자제품의 재판매를 중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EU 내에서는 러시아의 제재 우회로 역할을 하는 중국에 대한 교역 금지 등 강도 높은 대응 방안도 거론됐었다. 그러나 독일이 사실상 반대의 뜻을 밝히면서 불발됐고, 제재 대상을 개별기업으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대상을 축소한 것 역시 중국과의 교역 및 관계에 미칠 영향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재 목록에 그대로 남아있는 3개 기업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제재 대상은 여전히 유동적이며, 중국 기업이 금지된 유럽산 제품을 지속적으로 러시아 군용 구매자에 판매할 경우 또다시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푸총 EU 주재 중국 대사는 EU가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제재하려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EU가 증거를 제시할 경우 기업들을 막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그러나 증거 없이 중국 기업을 제재한다면 확실하게 보복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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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1차 제재 시행의 확정을 위해서는 27개 회원국 모두의 승인이 필요하다. 현재 EU 집행위원회가 검토 중인 수정안에는 러시아 방산기업 로스텍을 포함한 수십 개의 러시아 기업과 이란 기업 8곳, 우즈베키스탄·시리아·아르메니아·아랍에미리트 기업 등이 제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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