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노웅래 때 국회연설 자충수
적극적인 범죄 설명, 野 자극 결과로
조응천 "염장 지르나" 유인태 "철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 내에서 어느 정도의 이탈표가 생길지 여부를 두고 여야간 이견이 갈리는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체포동의 요청에서 또다시 노웅래 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 때처럼 구체적 내용을 밝힐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야당 의원들이 결집하는 '역풍'을 불러 이탈표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장관이 이번에도 길고 구체적으로 이 대표의 혐의를 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23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서 "마치 무슨 정치연설을 하러 나온 사람인 양, 어떤 정치적인 데뷔 무대를 갖고 있는 사람인 양 이런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한 장관이 노 의원 체포동의 요청 때처럼 구체적인 사안을 나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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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노 의원 체포동의 요청 당시 한 장관은 청탁을 받는 현장의 녹음파일이 있다고 언급한 것은 물론,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는 노 의원의 목소리, 돈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녹음돼 있다고 밝히며 민주당 의원들의 야유를 불러왔는데, 이번 이 대표 체포동의 요청 때도 이와 유사하거나 더한 내용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전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장관 입장에서는 '어차피 이게 부결될 영장청구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 본인의 생각과 본인의 감정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것이 자신의 본분이라고, 직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며 "검사처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여당 역시 한 장관이 구체적인 내용까지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김행 비대위원은 이날 강원도 현장 비대위에서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선 체포동의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적시할 한 장관만 영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한 장관이 구체적으로 혐의를 나열할 경우 '피의사실 공표'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이탈표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에게 불만을 갖고 체포동의안 찬성표를 던지려던 의원들마저도 한 장관의 발언에 거부감을 느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구체적으로 혐의를 이야기하겠다는 것은) 쉽게 얘기해서 염장을 지르는 것"이라며 "노 의원 때도 (본회의장) 들어가자마자 장문으로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하니까, 그 전까지 갸우뚱거리는 의원들도 '에이 이거 뭐냐'고 그냥 막 격분을 하더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원로 정치인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지난번에 한 장관 때문에 그게 부결됐다는 그런 얘기들이 많으니까. 반성을 좀 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점잖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이 노 의원 체포동의 요청 당시 점잖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고 우회적인 비판을 한 것이다. 그는 "이제 좀 장관 한 지도 벌써 이제 꽤 됐으니까 이제 앞으로 철이 좀 들어가겠죠"라며 "국회에서 하는 행동을 보면, 국무위원이 철이 덜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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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검찰이 기동민·이수진(비례) 등 민주당 의원들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민주당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에 기소되고 있는 것도 당내 여론을 결집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 의원은 언론 입장문에서 "부당한 기소로 결코 수긍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 의원 역시 "검찰의 공소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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