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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들어오자 ‘반도체 버블’…日 구마모토 땅값 상승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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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공장 부지·아파트 용지 전부 가격 뛰어
공급이 수요 못 따라가는 현상도 발생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땅이 없다"


최근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의 공장 진출을 앞둔 일본 구마모토현이 처한 상황이다. 공장이 들어서는 구마모토 기쿠요쵸 공업지를 비롯한 인근 부동산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이른바 '반도체 버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장 부지를 중심으로 상권, 주택가 등이 들어서기 때문에 업체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이목까지 집중되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지난해 9월 기준 구마모토 키쿠요쵸 공업지의 지가 상승률이 31.6%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TSMC 구마모토 공장은 올해 말 완공해 내년 문을 열 예정이다. 부품 조달 업체들은 인근 부지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구마모토현이 운영하는 공단 부지는 벌써 30헥타르(ha·약 9만평)가 팔렸고 남은 곳은 6ha 뿐이다. 구마모토현 뿐만 아니라 시에서도 신규로 20ha 용지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대만 반도체업체 TSMC의 일본 구마모토 신공장 공사현장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대만 반도체업체 TSMC의 일본 구마모토 신공장 공사현장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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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가격은 글자 그대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공장이 들어설 곳의 토지를 팔았다는 남성은 "공장 근처 산이 991㎡(약 300평)에 150만엔(약 1400만원)정도 했다. 지금은 4배 뛴 600만엔에 팔린다"고 전했다. 부동산업자들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땅이 없어 공장에서 멀리 떨어진 부지라도 일단 구하자는 사람도 생겼다. 니케이에는 TSMC 공장에서 차로 40분 걸리는 거리의 폐교된 초등학교 대지를 구매한 사람이 등장했다. TSMC 하청을 맡게 될 이 업체 사장은 니케이에 “멀지만 이곳이라도 사야 한다.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구마모토현은 TSMC 입주로 대규모 개발이 예정된 지역이다. TSMC 직원 1700명 중 300명이 대만에서 올 예정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임대주택도 지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30동의 신축 아파트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의 자녀들이 다닐 국제학교도 건설될 예정이다.

이에 아파트 건설과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구마모토가 토지 취득 비용이 수도권 대비 싸다는 점도 투자 열풍에 영향을 미쳤다. 니케이는 “상업지는 도쿄 대비 14분의 1, 공업지는 20분의 1 가격”이라고 전했다. 이에 업자들은 줄줄이 금액을 높이고, 땅 주인도 ‘더 오를 수 있다’며 팔지 않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이를 ‘반도체 버블’로 보도하고 있지만 우려의 시선보다는 간만에 맞은 호황이라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더욱 크다. 일본 정부도 이번 공장 건설에 4760억엔(약 4조5750억원)을 보조했기 때문에 사실상 TSMC를 둘러싼 산업단지 조성은 국책 사업이나 마찬가지가 됐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국가가 나서서 반도체 사업 부활에 몰두하고 있다. 1988년 전 세계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일본 반도체 매출 점유율은 미·일반도체 협정 등의 제약으로 흥행을 이어가는 데 실패했으며, 결국 2019년 세계 매출 점유율은 10%로 떨어졌다.


구로다 다다히로 도쿄대 교수는 "TSMC의 일본 진출은 일본 산업계의 아킬레스 건이었던 반도체 국내 양산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과거 미일 반도체 마찰이 있었지만, 현재는 미중 갈등으로 바뀌었고,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 반도체 산업에는 순풍이 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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