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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넷플릭스 인기작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논란…"지나치게 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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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음주·성추행 등 비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책임론도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일본에서 교토 화류계 소녀, 일명 '마이코'들의 삶을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정작 드라마가 마이코의 현실을 너무 미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9일 주간문춘은 마이코 출신 키리타카 키요하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게이코가 되기 전 수련생인 마이코가 미성년자임에도 술자리에서 음주를 강요당했고, 성폭력에 노출돼있다고 보도했다. 드라마 속에 그려진 친절한 업계 분위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공연 중인 게이코들.[이미지출처=교토 전통기예 진흥재단]

공연 중인 게이코들.[이미지출처=교토 전통기예 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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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에게 술·손님과 혼욕 강요

키리타카씨는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이것이 마이코의 실체"라며 미성년자 마이코들이 술자리에 불려가 음주를 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성폭력에 노출되는 환경에 놓였다고 밝혔다. 키리타카씨는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마이코는 손님들과 야마자키 18년 빨리 마시기 대회 등에 나가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트윗은 리트윗 13만건에 달하며 빠르게 확산됐다.


마이코로 일했던 다른 여성도 주간문춘에 익명으로 "매년 여름 기업이 주최하는 '원 샷' 대회가 열렸다. 마이코와 게이코들이 참가해 맥주를 마시는 가운데 기업 임원들이 누가 제일 빨리 마시는지를 맞히는 대회였다"며 "요정에서 나이를 속였는지, 기업 측에서 묵인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성년자의 음주가 이뤄졌던 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성폭력 위험에도 쉽게 노출됐다. 주간문춘에 실린 키리타카씨의 인터뷰에 따르면 손님이 성추행하는 경우도 잦았으며, '어머니'라고 불리는 요정의 여주인은 손님과 함께 목욕할 것을 지시했다. 키리타카씨는 "혼욕은 마이코의 '남편'으로 불릴 후원자를 이어주는 작업"이라며 "장시간 손님과 보내야 하기 때문에 돈은 많이 벌 수 있지만, 마이코에게 직접 돈이 들어오지는 않는 구조였다"고 비판했다.

키리타카 키요하씨가 미성년자 신분으로 손님과 술을 마셔야했다며 SNS에 올린 사진.(사진출처=키리타카 키요하 트위터)

키리타카 키요하씨가 미성년자 신분으로 손님과 술을 마셔야했다며 SNS에 올린 사진.(사진출처=키리타카 키요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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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문춘은 "일본에서는 이런 문화는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즐기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기업 임원 등 사회적 지위가 높은 손님들이 많고, 마이코와 게이코도 입단속을 시키고 외부 접촉을 못 하게 하기 때문에 속사정은 좀처럼 전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키리타카씨의 폭로 이후 마이코의 모집과 파견을 맡는 '공익 재단법인 교토 전통 기예 진흥 재단'은 고발에 대해 "그런 행위는 일절 없었다"며 "SNS에 게재된 사진도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주간문춘은 후속 보도에서 폭로 이후 업계는 개별 취재에 응하지 말 것, 외출하지 말 것 등을 지시하며 강한 단속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요정은 마이코 음주를 아예 금지했고, 술자리에서도 오후 10시까지 합숙소로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는 변화도 있었다고 전했다.

드라마로 논란 재점화...고레에다 책임론도

드라마 출시로 다시 마이코 논란이 떠오르면서, 감독을 맡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에게도 책임론이 제기됐다. 고레에다 감독은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아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한 인터넷 매체는 “고레에다 감독이 업계에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단순히 ‘치유 드라마’로 강조할 경우 용기를 내어 고발한 마이코의 결의를 무시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드라마에는 교토, 마이코 등 친숙한 일본의 이미지를 통해 일본인의 삶과 사계절의 연결, 풍요로움을 담아냈다”며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레에다 감독이 일본 영화계 내 성폭력에 목소리를 냈던 만큼 아직 함부로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키리타카씨는 드라마를 보고 자신의 SNS에 "드라마처럼 친절한 세계였다면 마이코로 열심히 일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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