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학회·단체 합동 기자회견
내년 수련병원 75% "진료 축소 예정"
전공의 지원율은 15.9% 불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아동병원협회가 16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소아청소년 건강안전망 붕괴위기 극복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이관주 기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아동병원협회가 16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소아청소년 건강안전망 붕괴위기 극복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이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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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가천대 길병원이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한 입원 진료를 중단한 가운데 국내 소아청소년과 수련병원 4곳 중 3곳이 내년부터 진료를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부족 문제로 소아청소년과 진료 체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의료계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대한아동병원협회는 16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소아청소년 건강안전망 붕괴위기 극복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 차원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학회가 올해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부터 진료를 축소할 예정이라고 응답한 병원은 75%에 달했다. 응급진료 폐쇄 및 축소(61%)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입원 축소(12.5%), 중환자실 축소(5%) 등 순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 부족이다. 근무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수련병원은 올해 기준 서울 12.5%, 지방 20%로 증가하고 있고, 특히 지방 거점진료 수련병원의 전공의 부재 심화로 내년에는 필요 전공의 인력의 39%만 근무가 가능하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전공의 부족을 대체할 교수와 전문의 당직에 의존해 유지해왔으나, 2년이 지나 한계상황에 도달하면서 지방과 수도권까지 거점 수련 병원의 응급진료 및 입원 진료량 축소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5~7일 진행된 내년도 전국 전공의 모집에서 소아청소년과는 정원 207명 중 33명만 지원해 지원율이 15.9%까지 폭락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9년도 80%, 2020년도 74%로 그나마 어느 정도 지원이 이뤄졌다가 2021년도 38%, 2022년도 27.5%까지 떨어졌다.


인력 부족 심화는 병원의 진료 문제로 이어졌다. 올해 학회가 시행한 전국 수련병원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4시간 정상적인 소아청소년 응급진료가 가능한 수련병원은 36%에 그쳤다. 전국의 교수 당직 시행 수련병원이 75%임에도 불구하고 입원전담전문의 1인 이상 운영은 27%뿐이었다. 당장 서울에서만도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등이 야간진료 또는 소아 환자의 응급실 진료를 축소했다. 이는 인근 타 병원으로 소아 환자가 몰리는 ‘풍선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지홍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은 "소아청소년의 국가적 건강안전망이 붕괴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대통령 직속 논의 기구를 만들어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기획재정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현장 상황에 맞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국회가 법과 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를 위해 의료계는 소아청소년 진료 특성에 맞는 보장 수준의 강화로 의료인력 유입을 유도하고, 중증도 중심의 3차 진료 수가 개선으로 진료전달체계를 개편할 것을 주문했다. 또 전공의 지원 강화를 위해 임금지원과 보조인력 비용지원 적용, 인력 위기 극복을 위한 전문의 중심진료 전환, 1차 진료 회복을 위한 수가 정상화로 관리·중재 중심의 1차 진료 형태 전환 등의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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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소아청소년과의 미래가 보장돼야 전공의 유입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의료계는 강조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소아과의 미래가 보이지 않아 지원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 아이의 생명을 위한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소아과 전문의가 될 수 있도록 미래가 보장돼야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 또한 "전공의가 희망을 갖고 지속적으로, 적어도 최소한 운영이 될 수 있는 인력이 유입되는 환경을 만들고 중환자와 고난도 진료는 전담 전문의 체계로 전환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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