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캐시미어를 두른 늑대"…세계 1위 부자 아르노 LVMH 회장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73)이 일론 머스크 테스라 최고경영자(CEO)를 꺾고 세계 1위 부자에 등극했다. 그는 현재 디올, 펜디 등 70여개 명품 브랜드를 거느리며 전세계 패션 업계를 주름잡고 있다. 아르노 회장이 거대 명품 그룹을 이끌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르노, 세계 1위 부호 자리에…순자산 226조원 규모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아르노의 보유 자산 가치는 1720억달러(약 226조원)다. 그는 1610억달러(약 211조원)를 보유한 머스크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를 지키고 있다. 아르노는 지난 2012년 해당 지수가 개발된 이후 1위에 오른 5번째 인물로, 유럽 출신으로는 최초다.
앞서 아르노는 포브스가 공개한 실시간 억만장자 순위에서도 머스크를 제친 바 있다. 순위 변동의 이유는 두 사람이 보유한 기업의 주가 희비가 엇갈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4% 떨어지는 등 급락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명품 소비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LVMH 주가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고 부자의 자리에 올랐지만, 아르노는 머스크만큼 유명하진 않다. 각종 기행을 일삼으며 언론에 오르내린 머스크와 달리 아르노는 외부 활동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자제해왔다.
아르노의 '세계 1위 부자' 타이틀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최근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머스크가 지난 10월 440억달러(약 58조원)를 주고 인수한 트위터 역시 부진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기술주들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영난 빠진 '크리스찬 디올' 인수하면서 명품사업가로 변신
아르노는 1949년 3월 프랑스 북부 도시 루베에서 태어났다. 그는 원래 명품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아르노는 1971년 프랑스 최고 공과대학인 에콜폴리테크니크를 졸업한 뒤, 아버지가 경영하고 있는 건설회사인 페레 아비넬(Feret -avinel)에 들어가 경력을 쌓았다. 1979년 아버지에 이어 회장 자리에 오른 그는 회사 이름을 페리넬(F?rinel)로 바꾸기도 했다. 1981년 프랑스 정권이 사회당으로 바뀌자 그는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미국행을 결심했다.
그의 운명을 바꿔 놓은 것은 1985년 크리스찬 디올 인수였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파산 위기에 직면한 디올의 모기업 부삭(Boussac)을 인수할 매수자를 찾고 있었다. 이에 그는 돈을 끌어모아 부삭을 인수했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명품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아르노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1980년대 어느날 뉴욕에서 만난 택시 기사가 "드골 프랑스 대통령의 이름은 몰라도 '디올'은 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명품 사업의 가능성을 직감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부삭 인수를 시작으로 명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 놓았다.
"터미네이터"·"캐시미어를 두른 늑대"…M&A의 귀재
그는 부삭의 경영자가 되자마자 과감한 구조조정을 택했다. 아르노는 당시 9000명가량의 직원을 해고해 '터미네이터(Terminator·종결자)'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 기저귀 사업 등 럭셔리에 맞지 않는 사업은 모조리 정리했다. 결국 그는 부삭의 여러 사업 중 크리스찬 디올과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셰(Le Bon March?)만을 남겨두고 나머지 사업은 모두 매각한다. 이후 1987년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킨 후, 크리스찬 디올을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성장시킨다.
부삭 인수는 그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의 시발점이 됐다. 1989년 아르노는 루이비통 지분 24%를 18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지방시와 겐조, 태그호이어, 펜디 등을 속속 사들였다. 당시 그는 '캐시미어 코트를 입은 늑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21년에는 미국 보석 업체 티파니를 158억달러(약 20조6800억원)에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럭셔리 브랜드 업계의 최대 인수합병(M&A)로 기록됐다. 과거 뉴욕타임스는 아르노에 대해 "가족이 운영하는 장인 기업을 인수해 전문화하고 그들의 강점을 이용하는 기회를 일찌감치 포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LVMH는 현재 패션, 시계, 보석, 와인, 증류주, 소매, 뷰티, 호텔 등에서 70여개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세계 최고 부호답계 그는 정·재계와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친구로 알려져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2008년 카를라 부르니와 결혼할 당시 증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에마뉘엘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과도 밀접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0년대 뉴욕에 거주할 당시 알게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당선됐을 때 트럼프 타워에 초청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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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르노는 두번째 부인이자 피아니스트인 헬렌 메르시와 함께 살고 있으며, 슬하에 5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특히 그는 2019년 화재로 불탄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해 2억 유로를 기부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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