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평사원에서 부사장까지 올라
경계 허물고 나이키 매출 앞질러

강형근 HK&COMPANY 대표

강형근 HK&COMPANY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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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지방대에 내세울 것 없는 스펙”이었지만 열정만큼은 남달랐다. 세계에 열명밖에 없는 아디다스 브랜드 디렉터로 활동했던 강형근 HK&COMPANY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1989년 300억원에 불과했던 아디다스의 매출을 2017년 1조원 규모로 키워 강력한 라이벌인 나이키를 능가하는 데 앞장섰다. 얼핏 삶이 일에 매몰된 일 중독자로 보이지만, 30년간 ‘정시 퇴근’을 고수한 시간 관리의 대가다. 또한 삼성전자, LG전자, 제일기획 등 굴지의 기업 대표와 수십 년간 멘토, 멘티 관계를 맺고 그 자신 또한 누군가의 멘토로 도움을 준 인간관계의 달인이기도 하다. 현재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한 세계시장 진출을 돕는 경영컨설턴트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런 내용을 담아 최근 '나만의 게임을 만들어라'(흐름출판)를 출간한 강형근 대표를 지난 14일 마주했다.


- 무작정 회사를 찾아가 취업을 간청하던 취업준비생에서 아디다스 부사장 자리까지 올라갔다. 여러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가장 주요하게 작용한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첫째는 실적(공헌도), 두 번째는 마인드(열정과 오우너십), 세 번째는 태도(주도력, 실행력), 네 번째는 변화 주도 및 변화 관리 리더십이었던 것 같다. 1989년 입사 당시 국내 매출은 300억 수준이었지만 2017년에는 1조원을 달성해 국내에서 나이키 매출을 앞질렀다. 그 과정에서 보여줬던 치열함과 치밀함, 끈기와 해낼 수 있다는 'Play to Win' 태도를 일관되게 실행한 것이 귀감이 된 것 같다.

- 노력은 결심의 문제지만, 성과는 실력의 문제다. 재능을 타고난 편은 아닌지.

▲철저한 노력파다. 입사 당시 회사를 일곱 번이나 찾아가 열정을 내비쳤다. 지금 당장 나를 증명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당시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았는데 내 열정이 돋보였다고 하더라. 항상 미래를 준비하는 편이다. 입사 때부터 신문스크랩을 나눠주며 직원들에게 영어 공부를 독려했고, 지금까지 매일 경제신문을 스크랩하고 있다. 늘 항상 준비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강력한 경쟁자인 나이키 매출을 앞지른 비결은 무엇인가.

▲아무리 강력한 거인도 약점이 있다. 강점은 벤치마킹하면서도 그들이 안 하는 걸 하면 된다. 당시 농구, 축구, 러닝에서 나이키를 이길 자신이 없었다. 다만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스포츠와 라이프 스타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보고 스포츠라이프 카테고리인 ‘오리지널스’를 띄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통성 고수 차원에서 본사가 반대했는데, 국내시장 매출이 4000억원까지 올라가는 걸 보고 태도를 바꿨다. 나이키가 축구와 야구에 집중할 때 핸드볼, 역도 등 비인기 종목을 지원했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우리 선수 70%가 아디다스를 입고, 신었다. 방송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참가자들도 마찬가지다. 경상도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였는데, 롯데자이언츠를 찾아가 설득하고, 부산시와 함께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으로 2016년부터는 부산에서도 나이키 매출을 앞섰다.

- 나 자신을 아는 자세를 강조했다. 특히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질문법을 중시했는데, 관련해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전한다면.

▲보통 네 가지 ‘나’가 있다. 나만 아는 나, 나도 남도 아는 나, 나만 모르고 남만 아는 나, 나도 남도 둘 다 모르는 나. 나를 잘 알기 위해서는 동료와 주변의 피드백이 중요하다. 아디다스 부사장 재직 시절에는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도록 1년에 한 번씩 직원들에게 설문을 받았다. 내가 유지했으면 좋은 것, 더 잘해야 하는 것, 새롭게 시도해야 하는 것들을 익명으로 받았다. 인성과 인품을 개발하고, 존경받는 리더로 도약하려면 주변의 피드백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 권오현 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송대현 전 LG전자 사장, 김낙회 전 제일기획 사장 등 쟁쟁한 멘토를 지니고 있다. 책에서 진짜 인맥을 만드는 바른 자세를 강조했는데.

▲십수 년 전부터 권오현, 송대현, 김낙회 멘토를 일 년에 두세 차례 만나고 있다. 큰 조직을 이끄는 그분들의 인사이트와 리더십이 궁금해서 적극적으로 만나기를 간청해 이야기를 경청했다. 권오현 전 사장님의 경우 첫 만남에서 너무 주옥같은 말씀을 해주셔서 앞에 있던 냅킨에 메모했다. 15장이 넘었는데, 그게 대단히 인상적이셨는지 이후 깊은 관계가 됐다. 향상 의지도 중요하지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그렇게들 좋아하신다. 멘토와 멘티의 관계가 지속되는 이유다.


-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인간은 언제나 불안에 휩싸이기 마련이다. 불안을 다스리는 법을 언급했는데, 핵심은 무엇인가.

▲모호함 속에서 길을 찾는 대평원 시대 속에서 정답의 기준은 시시각각 변한다. 누구도 정답을 단언할 수 없다. 과거는 ‘히스토리’, 미래는 ‘미스터리’라지만 현재 내가 생각하는 것이 미래가 되기에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을 믿는 것이 불안 해소의 첫 단계라고 본다. 좋아 보이는 남의 옷을 찾지 말고 내게 맞는 옷을 찾는 게 중요하다. 나도 교육과 강연이 이렇게 재밌는지 50살이 넘어서야 알았다. 불안해할 시간에 미리 시작하고, 준비하고, 실행하면 불안을 줄일 수 있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마음 가는 곳에 에너지를 따라가 보면 된다.

[책담]매출 1조 신화…"해낼 수 있다는 끈기, 자신을 믿어라" 원본보기 아이콘

- 6C 로직이 비즈니스 감지력을 높여준다고 했는데,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여섯 가지 'C' 범주를 정해 규칙적인 흐름을 분석하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위험, 전략 임계점을 예측할 수 있는 분석력을 키울 수 있다.

-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country & city)

- 비즈니스 내부에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카테고리 변화 움직임 ( category )

- 영업 채널의 변화 움직임 -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매장, 이커머스, 소셜커머스 (channel)

- 고객의 피드백과 회사에 주는 인풋 (의견) - customer

- 소비자의 소비행태 변화 흐름 및 선호도 변화 - consumer


- 정시퇴근을 고수하는 대신 업무시간을 100% 활용했다고 했다. 시간 관리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노동의 양보다 밀도가 중요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진다. 하루를 출근 전, 오전, 오후, 퇴근 이후로 나눠 알차게 사용했다. 하루, 한 달, 일 년이 모여 1만 시간이 축적됐을 때의 위력은 굉장하다. 남과 다른 결과를 이루고 싶다면 시간 투자의 질을 다르게 하면 된다. '정시퇴근'이란 안전장치를 두어 일에 잠식되지 않으면서 일에 몰두했다.


- 회사는 MZ세대 직원을 대하기 어려워하고, 직원들은 회사를 이해하지 못해 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간극을 줄일 수 있는 혜안이 있을까.

▲20~30대 MZ 세대가 얼마나 똑똑한지 잘 알고 있다. 그들은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믿지 않는다. 실제 행동으로 도움을 주면서 그들을 인정해줘야 한다. '인감도장'(인정, 감사, 도움, 짱)의 포용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 기성세대와 다름을 인정하고 시도와 실패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데 기업 환경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미래보다 현재가 중요하고, 조직보다는 개인이, 월급보다 워라밸이 중요한 그들의 특성을 인정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한창 잘 나갈 당시 덜컥 유학길에 나선 건 글로벌에 적응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테크 경영 시대다. 물류와 리테일 테크를 알아야 한다. 서울대학교 미래융합 최고위 과정을 통해 로봇, AI, 블록체인 등의 커리큘럼을 통해 디지털 기술이 무엇이고, 어떤 모델을 만들어 내는지를 깨달았다.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살길은 세계시장 진출이다. 한 회사의 매출을 올리는 것보다 대변환기에 선행적 경험으로 여러 기업을 돕는 데서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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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근 저자는 누구

HK&COMPANY 대표,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 교수, 前 아디다스 브랜드 디렉터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정시 퇴근’을 30여 년 동안 지키면서 세계에 열명밖에 없는 아디다스 브랜드 디렉터가 된 마케터이자 매출 300억에 불과하던 아디다스를 1조 규모로 키워낸 선봉장이다. 현재는 HK&COMPANY를 이끌며 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경영, 조직, 비즈니스 모델, 개인 역량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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