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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올드보이의 귀환' 반복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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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제 6대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뽑는 선거가 본격 시작됐다. 후보들이 지난달 30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현직 최고경영자(CEO) 중에서 후보 등록에 나선 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후보 등록자의 면면은 다채롭다. 전직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부터 운용사 대표까지 총 6명이 향후 3년간 금융투자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며 나섰다. 후보자는 강면욱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등이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이른바 ‘올드 보이의 귀환’으로 평한다. ‘수년간 어디에 있는지 몰랐던 분들을 이번에 다시 보게 됐다’라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이번 회장 선거에는 대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도 들린다. 후보들이 듣기에는 다소 억울하거나 거북함 마저 드는 평가다.

현직에서 떠난지 오래된 인물들이 후보 등록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 같은 지적에는 설득력이 있다. 구희진 전 대표(올해 6월 고문으로 변경)를 제외하고는 대표나 본부장 직을 꽤나 오래 전에 뗐던 인물들이다. 강면욱 전 본부장의 경우 2017년에 본부장직을 내려놨다. 전병조 전 대표의 경우 2018년 말에 대표직을 뗐으며 서명석 전 대표도 2020년 물러났다. 서유석 전 대표와 김해준 전 대표는 각각 2021년 대표 직함에서 빠졌다.


나재철 현 금융투자협회장이 이번 선거에 출마할 경우 ‘대어’로 등극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도 같은 의미에서 나온 관측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나 회장은 지난달 이번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뒤 공정한 선거를 위해 힘쓰겠다 했다.


그런데 ‘올드 보이의 귀환’의 이면에는 현업을 내려놓은 뒤나, 직전에 회장 출마를 결정하기 구조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연초 시작해 3년째 되는 해 마지막 날에 임기를 마친다. 임기를 마치기 전까지 선거를 해야 하기에, 임기 마치기 한 달 정도의 기간을 두고 공고를 내고 회장 선거 절차에 들어간다. 반면, 금융투자 업계의 정기 임원 인사는 통상 연말에 진행된다. 회장 선거가 시작된 이후 CEO의 향방이 결정되기에, 회장직에 뜻이 있어도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현직 CEO도 후보 등록이 가능하나,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통상 CEO로서의 업무와 회사에 누가 된다는 점에서 등록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회장의 임기를 마치고 1개월 정도 연장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하며 차기 회장 선거를 치르게 되면 더욱 많은 인재를 후보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렇게 선거를 하게 되면 각 금융투자 업체들의 정기 임원 인사가 대부분 마무리된 뒤에 회장을 뽑게 되니 후보의 면면이 더 다양해질 수 있다. 또 현직에서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안에 대해 밝은 이들이 지원할 가능성도 커진다. 유권자인 금융투자 업계 입장에서도 인사로 인한 뒤숭숭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업계를 대변할 회장직에 적합한 인물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다.


현직 CEO나 최근 옷을 벗은 CEO들이 회장직에 도전하지 않은 이유가 반드시 현 선거 제도에 있다는 것은 아니다. 또 이번에 후보 등록한 이들 중에는 현 회장의 임기 중 퇴임해 어쩔 수 없이 선거 일정을 기다린 이들도 있다. 다만 제도적으로 개선해 더 나은 후보군을 만들 수 있다면 협회가 개선하지 않을 이유도 없지 않을까.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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