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정진상·김용·개발업자 ‘중간다리’… 지분 분배 설명도
김씨 진술 따라 유동규·남욱 폭로 ‘무용지물’ 가능성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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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와 로비 의혹을 둘러싸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폭로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장동 개발업자들의 맏형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4일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된다.


김씨가 석방된 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처럼 태도를 바꿔 대장동 관련 의혹에 대해서 작심 발언을 쏟아낼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23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김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개발업자 사이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한 만큼 김씨의 태도 변화에 따라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대장동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의 진술을 보면, 김씨가 사실상 직접 정 실장과 김 부원장 등에게 불법 자금을 전달하는 역할을 전담한 것으로 보인다. 또 대장동 개발 이후 남 변호사 등 개발업자들은 김씨를 통해 지분을 나누는 비율에 관해서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21일 열린 재판에서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1호가 ‘이재명 시장실’이라고 밝히면서, 개발업자들의 자금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 측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김씨를 통해 들었다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업자 중 한 사람인 이모씨로부터 22억5000만원가량을 받았는데, 이 중 일부가 선거자금으로 쓰였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선거기간 중 이재명 시장(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 전달된 것은 ‘최소 4억원 이상’"이라며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게 2억원이 전달됐고, 나머지 금액은 김씨와 유 전 본부장 등이 선거자금으로 쓰는 것으로 4억원에서 5억원 정도 전달됐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이씨에게 받은 자금 중 일부가 김씨에게 전달됐고, 김씨가 유 전 본부장을 통해 윗선인 ‘형들’(정 실장과 김 부원장)에게 지급돼 선거자금으로 쓰였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김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의 지분을 나누는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의 진술에 따르면 김씨는 개발업자들에게 천화동인 1호의 전체 지분 49% 중 37.4%는 이 시장 측 지분이고 나머지 12.5%가 자신의 것이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 시장 측은 정 실장과 김 부원장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유 전 본부장이나 남 변호사의 진술은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은 것을 법정에서 진술하는 ‘전문 증거’일 뿐이다. 김씨가 남 변호사 등의 진술을 부정할 경우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검찰이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 두 사람의 진술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한 현직 검사장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문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는 게 원칙"이라며 "다른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든,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하면 증거로 쓰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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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내가 남한테 들은 거, 누가 그렇게 말했다고 했다는 법정 진술은 증거가 될 수 없다"며 "검찰 조사 단계였다면, 검사가 신빙성 판단을 하겠지만 재판에서는 아예 증거로 채택이 되지 않으니 재판부는 (진술을) 안 들은 것으로, 또 증거가 없는 것으로 되는 것이어서 신빙성 판단 고려 대상이 안 된다"고 말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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