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일 부의장 "쓴소리 할 것…尹 대통령, 자주 참석하길"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21일 취임 후 첫 간담회
"과학기술계 현장과 소통하면서 순발력 있는 자문할 것"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과기자문회의) 부의장이 윤석열 정부에게 쓴소리를 포함한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부의장은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사무실에서 취임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과학기술만이 국가의 발전과 국민들의 자유ㆍ민주주의를 담보할 수 있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앞으로 과기자문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출범할 때 딱 한 번 출석하고 말았다. 우리나라 행정 조직의 특성상 대통령이 참석해야 힘을 받는다"면서 "지난달 윤 대통령에게 앞으로 자주 참석해달라고 부탁했고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정권의)과기자문회의의 정량적 평가는 대통령이 얼마나 자주 참석했느냐로 가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의장은 이어 "이번 자문회의가 경험 많은 리더들로 구성돼 있는데, 그들의 지혜를 빌리고 네트워크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서 정부는 물론 국가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과학기술계 현장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순발력 있고 시기적절한 자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3~6개월씩 준비하고 연구해서 자문했지만 굉장히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단기간에 여러 가지 이슈들을 발굴해서 자문해야 한다"면서 "과학기술계 현장의 말씀을 많이 듣고 그것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윤 정부 초기 논의됐던 대통령실 내 과학기술 수석 설치 문제에 대해선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부의장은 "(한국과총 회장으로서) 그런 의견을 이미 한 두 차례 전달했었고 (윤 대통령이)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경제수석이 과기자문회의 간사인 것과 관련해) 어떤 면에서는 경제 수석이 과학기술에 대해 이해가 높으면 그게 오히려 더 좋은 데 그렇지 않을 땐 곤란하다. 지금은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다고 보는데, 궁극적으로는 과기수석 또는 그에 대응되는 포지션이 필요하지 않겠냐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추진하다가 취소한 4대 과학기술원 예산의 고등ㆍ평생교육특별회계 편입에 대해선 강력히 비판했다. 이 부의장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었다"면서 "교육 문제ㆍ행정이 정상적이라면 몰라도 현재의 시스템 하에선 카이스트(KAIST)를 편입시킨다는 것은 과학기술 영재 교육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처음엔 잘 할 지 몰라도 몇 년 후엔 불을 보듯 뻔하다"고 꼬집었다.
디지털 격차 해소에 대해 정부에 적극적으로 자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부의장은 "나도 (햄버거 전문점에서) 키오스크 주문하는데 힘들었다. 효율을 희생하더라도 격차를 줄이는 데 자원의 일부를 써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논산 훈련소 식이 아니라 특전사 식으로 모든 국민들의 과학기술 지식 수준이 올라가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대, 어느 한 명의 인적 자원도 낭비하지 않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으로 이슈가 된 네옴시티 참여 등에 대해 과학기술계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 부의장은 "(1970~80년대) 1차 중동 붐 때는 외국 물품을 사서 조립해주는 노동력 위주였다면 2차 중동 붐은 우리의 과학기술로 만든 것을 가지고 갈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부가가치가 높을 것"이라며 "과학기술이 중동 붐 재현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계 일각에서 항공우주청 설립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 외청보다는 정부 각 부처를 아우르는 독립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100% 동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일선 현장 연구진들이 윤 정부의 과학기술 중시 정책에 대해 불신과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좀 더 시간을 두고 봐달라. 기재부 등 행정 부처들이 지금까지 해 온 관성에 의해 이런저런 일들을 벌이고 있다"면서 "기조를 바꾸려면 더 시간이 걸리니 두고 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자랑하던 블라인드 채용을 일거에 없애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이 부의장은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전혀 직에 연연하지 않는 만큼 정부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게 "과기자문회의 부의장의 역할이기도 하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과기자문회의는 1987년 개헌 당시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함께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신설됐다. 1989년 출범해 지난 30여년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중장기 정책방향을 제시하며 제도의 개선과 정책 개발 활동을 펼쳐왔다. 2018년부터는 과학기술 정책과 예산을 심의 역할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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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의장은 1954년 서울생으로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공대 교수, 국제복합재료학회 회장, 서울대 연구부총장, 서울대 공대 학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9월 1일 윤 정부 들어 새로 구성된 과기자문회의 부의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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