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高환율 탓에 손실만 330억…'무방비' 국방예산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국방부 외화예산에서 330억원에 달하는 환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력과 직결되는 장비유지사업이나 유류비 등에서 손실이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환율 급등에 따른 국방부의 환차손 규모는 329억2200만원으로 파악됐다. 올해 국방부에 편성된 외화예산은 총 15억5000만달러다. 편성할 당시 기준환율은 1130원(편성시점 기준 최근 3개월 환율 평균)이었는데, 실제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환율이 가파르게 뛰어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말까지 집행된 외화예산은 11억달러로 집행률은 약 70%에 그쳤다. 환율은 여전히 편성환율보다 20%가량 높은 1300원대에 머무르고 있어 남은 두 달 동안 추가로 외화예산을 집행할수록 환차손 규모는 더욱 불어날 수 밖에 없다.
국방부 외화예산은 대부분 탱크, 비행기 등 무기 및 장비, 유류 수입에 쓰인다. 이 중 외화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무기구매 등 군수지원 사업은 방위사업청(방사청)을 통해 집행된다. 방사청에서 쓰는 외화예산의 경우 기획재정부가 운영 및 관리하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에서 편성환율에 맞춰 환전할 수 있어 환차손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방사청이 매년 기재부 측과 외평기금을 통해 외화예산을 환전할 수 있도록 사전에 협약을 맺었기에 가능한 방식이다. 방사청뿐만 아니라 외화를 쓸 일이 많은 외교부도 마찬가지로 기재부와 매년 협약을 맺고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에 대비한다.
다만 협약 부처에서 외평기금 환전 신청이 들어온다고 해서 전액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기재부 입장에서는 외화보유액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어 올해처럼 환율이 급등한 상황에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실제 전체 예산 중 외화비중이 40%에 달하는 외교부의 경우에도 국제기구 분담금에 대해서만 외평기금을 활용하고, 그 외 재외공관 운영비나 해외 외교활동 사업비 등은 신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외교부는 일단 올해 환차손은 자체 예산 이·전용으로 해결하되, 고환율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을 우려해 1290원을 기준으로 편성된 내년도 외화예산에 대해 지난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예산소위에서 증액 의견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국방부가 방사청, 외교부와 함께 외화예산 규모가 큰 3대 부처임에도 애초에 방사청을 통하지 않고 직접 지원하는 예산에 대한 외평기금 신청을 하지 않아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환율이 안정적이었기에 국방부가 외화예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군수지원 예산을 방사청을 통해 집행하며 외평기금을 간접적으로 활용해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올해처럼 이례적으로 환율이 뛴 상황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국방부가 자체적으로 집행하는 외화예산의 약 20%에 해당하는 330억원이 환손실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방사청을 통하지 않고 국방부가 자체적으로 집행하는 외화예산은 탱크나 비행기 등에 들어가는 연료 수입이나 해외에서 들여오는 군장비들에 대한 수리 및 부속품 등 장비유지사업 등이다.
기재부 국제금융국 외평기금 담당자는 "외화예산 환손실을 구조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외평기금에서 최대 40억달러까지 환전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면서 "매년 말에 환전이 필요한 부처 수요조사를 거쳐 신청한 부처를 대상으로 협약을 맺고 있는데 국방부 측에서는 얘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측은 일단 현재까지 발생한 환차손은 다른 사업의 예산을 끌어다쓰는 방식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계획예산총괄과 관계자는 "부족예산 대부분은 (타 사업) 집행잔액을 활용해 충당하고 있다"면서 "원칙적으로는 잔액을 불용시켜야 하는데, 법 테두리 안에서 사업조정을 하던지 해서 집행잔액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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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방부 측도 자체 외화예산의 환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외평기금 협약체결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내년 외화예산 편성환율도 1290원이어서 정부 차원에서 증액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방사청, 외교부 사례를 검토해 국방부도 외평기금 협약이 필요할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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