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재정 '칸막이' 없앤다…남아도는 초중고 교부금, 대학에 투입
정부, 총 11.2조 규모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편성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한진주 기자] 정부가 연간 11조2000억원 규모의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해 50년 만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혁에 나선다. 유치원, 초·중·고교에만 쓸 수 있는 교육교부금을 대학 등 고등교육에 쓸 수 있도록 교육재정 칸막이를 없애는 게 골자다. 학령인구 감소로 남아도는 교부금을 재정난을 겪는 대학에 투입해 교육재정 불균형을 해소하고,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정부는 15일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해 연간 11조2000억원 규모의 고등교육 재정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원은 고등·평생교육 분야 기존 사업 이관분 8조원과 교육세 이관을 통한 추가 증액분 3조2000억원으로 조성된다.
이번 특별회계 신설은 이전 정부에서부터 계속 추진해 온 교육재정 개혁의 일환이다. 우리나라는 1972년부터 교육세 외에도 내국세의 20.79%를 교부금으로 자동 배정해 유치원, 초·중·고교 교육 예산으로만 쓰고 있다. 올해만 81조원에 달한다. 경제 성장으로 교부금은 증가하고 있지만 저출산, 학령인구 감소로 쓸 곳을 찾지 못해 남아도는 돈이 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 전국 시·도 교육청의 예산 이·불용액만 3조8300억원, 쓸 곳이 없어 기금으로 쌓아 둔 금액만 5조3200억원(2021년 기준)에 이른다. 총 9조원이 넘는 돈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은 재정난을 겪는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서도 우리나라의 교육 재정 불균형은 여실히 드러난다. OECD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1인당 공교육비는 초·중등교육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의 142%로 매우 높은 반면 고등교육은 64%에 불과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디지털 대전환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재정난으로 대학은 한계에 이른 상황"이라며 "그간 교육재정 칸막이와 교육 분야 간 투자 불균형으로 인해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특별회계 신설 방안이 정기국회 내에 통과, 내년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관련 논의를 긴밀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별회계가 신설되면 대학의 자율적인 혁신을 위해 예산 집행의 자율성을 높이고 지방대학 집중 육성, 대학 교육·연구 여건 개선, 교원 재교육 등에 예산을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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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건전재정 전환을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교부금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 국내총생산(GDP)의 50%에 달하는 상황에서 교부금은 재정 건전성의 걸림돌로 꼽힌다. 지금은 내국세의 20% 이상을 교부금으로 자동 지급하고 있는데,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이 비율을 크게 낮추는 방식 등 보다 강도 높은 해결책이 시급하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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