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UP, 현장에서]석유公 유일 LPG 저장소…암모니아 기지로 거듭난다
석유공사 평택 비축기지…1989년부터 운영
비축용량 620만배럴…알뜰유 공급기지 역할도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경기 평택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 평택 비축기지. 1989년 12월부터 운영된 이곳은 석유공사가 전국 9곳에 구축한 비축기지 중 유일하게 액화석유가스(LPG)를 저장할 수 있다. 석유공사는 1997년 평택기지에 LPG 주성분인 프로판을 별도로 저장할 수 있는 시설도 추가로 구축했다. 비축기지 총 용량은 620만배럴로, LPG만 440만배럴을 저장할 수 있다.
평택 비축기지에는 2개의 해상 부두가 있다. 해상 부두는 LPG나 제품유를 대규모로 들여오기 위한 시설이다. 1989년 준공된 1부두는 최대 5만t급 선박까지 접안할 수 있다. 지상 기지에서 1부두로 가려면 약 700m 길이의 다리를 건너야 하는 이유다. 평택 등 서해안 인근 비축기지는 조수 간만의 차가 커서 지상에서 해안 부두로 이어지는 다리를 다른 비축기지보다 길게 만든다는 게 석유공사 설명이다. 1부두와 달리 1998년 추가로 지어진 2부두는 5000t급 이하 선박만 접안할 수 있다.
수급 불안시 비축유 방출
평택 비축기지의 핵심 역할은 ‘유가 안정’이다. 정부는 석유 수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비축기지에 저장해놓은 비축유를 방출해 유가 폭등을 막는다. 정부는 이미 올 들어서만 3차례에 걸쳐 1482만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방출했다. 이 중 2번의 비축유 방출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커지자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국제사회와 공조하기 위한 차원에서 결정됐다.
평택 비축기지는 2014년부터 수도권 알뜰유 공급기지 역할도 하고 있다. 평택 비축기지에서 매달 방출되는 알뜰유만 5000~7000㎘(킬로리터·1㎘=1000ℓ) 규모다. 이에 매일 수십 대의 유조차가 평택 비축기지를 들락거린다. 평택 비축기지의 알뜰유 출하대는 시간당 6만ℓ의 석유를 방출할 수 있다. 2만ℓ급 유조차를 약 20분 만에 가득 채울 수 있는 출하능력이다.
석유기지서 암모니아기지로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평택 비축기지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석유공사는 평택 비축기지를 암모니아 인수기지로 개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정에너지로 분류된 암모니아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국내에도 대규모 인수기지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암모니아는 저장·운반에 필요한 기술이 LPG와 유사해 기존 평택 비축기지 인프라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암모니아는 활용도가 높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암모니아 혼소(混燒)가 대표적인 활용 방안이다. 암모니아는 발열량이 낮고 연소 속도도 느려 발전 효율성이 높지 않다. 다만 일정 비율로 석탄과 혼소하면 발전량을 유지하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실제 한국서부발전은 2100MW급 태안화력발전소 1·2호기에 암모니아 20%를 혼소하면 연간 약 220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이미 암모니아를 20%까지 혼소할 수 있는 가스터빈을 개발해 아이치현에 위치한 1000MW급 헤키난 석탄발전소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 운반체로도 활용
암모니아는 수소 경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수소는 기체일 경우 폭발 위험성이 있어 영하 253도의 액화 상태에서 저장·운반하지만, 아직 기술적 한계로 대량 공급에 어려움이 있다. 반면 수소와 질소를 결합한 암모니아는 액화점이 영하 33도인 데다 안전성도 비교적 높아 수소 운반체(캐리어)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암모니아는 단위 부피당 저장용량이 액화수소보다 1.5~2배 커서 경제적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석유공사는 평택 비축기지를 수소 생산기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관건은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크래킹(cracking)’ 기술이다. 평택 비축기지에 암모니아 인수 시설과 크래킹 설비를 함께 구축하면 해외에서 암모니아를 들여온 후 곧바로 수소를 추출할 수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암모니아는 액화수소와 달리 저장·운반 기술이 상용화돼 활용이 용이하다"면서 "일본도 수소 도입을 위한 클러스터 구축 및 운송에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