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발표도 돌연 연기…"시진핑 3기, 中 경제 더 어렵다"
시 주석 3연임 결정할 '대관식'에 찬물 끼얹을라
기대 밑도는 성적표에 지표 공개 미뤘을 가능성↑
권력·사상 최우선에 두는 체제, 생산성에 악영향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중국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의 발표일을 돌연 연기한 가운데, '시진핑 3기' 체제의 중국 경제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의 대관식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기대 이하 지표의 공개를 유보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권력과 사상을 최우선에 두는 이 같은 체제 심화하면서 경제가 생산성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본 것이다. 중국이 저성장의 악순환에 빠질 경우 중국을 최대 무역국으로 둔 한국도 악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오후 5시께 홈페이지에 이튿날 발표 예정이던 3분기 경제성장률과 9월 산업생산, 9월 소매 판매 등 각종 경제지표 발표 일정을 모두 '연기'로 수정해 표시했다. 연기 사유 및 변경된 일정 안내는 없었다. 앞서 중국 해관총서는 14일로 예고했던 9월과 3분기 수출입통계를 업무시간이 끝날 때까지 아무런 공지 없이 발표하지 않았다.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돌연 연기된 배경에는 제20차 당대회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지 언론들이 지난 10년간 이뤄진 시 주석의 업적을 칭송하며 3연임의 명분 쌓기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흠집'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진한 경제 성적표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판단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1분기(-6.8%) 이후 가장 낮은 0.4%에 그쳤고, 이날(17일) 자오천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이 "중국 경제가 3분기 크게 회복됐다"고 강조하면서 실제 지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와중이었다. 숫자로 이 '자신감'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굳이 대외 투자 신뢰도를 악화시키면서까지 발표를 연기할 이유가 없다. 2017년 19차 당대회 당시에는 같은 해 3분기 GDP가 발표됐었다.
제로코로나 이후 경제 지표에 대한 불신이 가뜩이나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임의로 지표공개를 미루는 모습은 '시진핑 3기'의 강압적 경제운용을 시사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20차 당대회가 개막한 16일 시 주석이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향후 정책 방향이 공산당 중심의 통제 강화와 국가안보와 이념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시각에 힘을 싣는다.
발표 일정이 미뤄지자 서방 언론들은 중국의 권력 최우선주의의 병폐를 꼬집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싱크탱크인 대서양협의회 산하 지오이코노믹스센터의 최근 연구를 인용, 중국 정부가 생산성 악화와 인구 감소 문제를 조정하지 않은 한 2020년대 중반까지 평균 성장이 3%대에 머물 것이라고 보도했다. 헬게 베르거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대표는 WSJ에 "시장 기반 경제 개혁에 대한 중국의 열의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성장잠재력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저널은 이어 "IMF의 분석에 따르면 생산성 증가율은 시 주석의 치하에 지난 10년간 평균 0.6%에 그쳤고, 이는 이전 5년 평균(3.5%)에 급격히 감소한 수치"라며 "시 주석의 정치적 의제와 국가 통제 강화를 위해 역동적인 민간 부문이 희생돼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정부 전체는 당대회에 관심을 두고 있고, 수천명의 고위 관리들도 행사를 위해 베이징에 모여있다"면서 "모든 정부 직원들이 16일에 전달된 시 주석의 업무보고서 연구에 몰두하기 위해 정상 업무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중국의 분기별 통계에 관심을 쏟는 상황에서, 예고 없는 발표 연기는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면서 "중국 내에서는 당대회에 모든 관심과 역량이 집중된 듯하다"는 제레미 스티븐스 스탠더드 은행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의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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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당초 기대했던 성장궤도를 이탈하게 되면 한국 역시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 통제를 위해 민간 기업을 견제하고 국영기업에 재정과 제도적 특혜를 몰아주는 시 주석의 기조는 이미 국내 산업계에 부정적 파장을 키우고 있다. 올해 5~8월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달 흑자전환 한 대중 무역수지는 이달 들어(1~10일) 다시 4억5900만달러(약 6554억5200만원) 적자로 돌아선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중 수출이 10% 줄어들면 국내 경제성장률이 0.56%포인트(p), 20% 줄어들면 1.13%p 하락하는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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