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정부, 9년 법적 소송 끝에 ‘논 바이너리’ 신분증 발급
이분법적 성별 구분서 벗어나 … 중남미에선 아르헨티나가 첫 사례

16일(현지시간)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지난 14일 역사상 처음으로 성별 표시란에 ‘X’로 인쇄된 논 바이너리(non-binary) 신분증을 발급했다. 사진= EPA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지난 14일 역사상 처음으로 성별 표시란에 ‘X’로 인쇄된 논 바이너리(non-binary) 신분증을 발급했다. 사진=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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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중남미 국가들이 공식 문서에서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제3의 성' 표기를 잇달아 인정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지난 14일 역사상 처음으로 성별 표시란에 'X'로 인쇄된 논 바이너리(non-binary) 신분증을 발급했다.

논 바이너리는 남녀란 이분법적 성별 구분서 벗어난 성 정체성을 지닌 사람을 뜻하는 용어다. 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나는 성 정체성을 지닌 논 바이너리나 자신의 성별을 규정하지 않는 이들은 X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신분증을 처음으로 발급받은 이는 칠레에서 성 중립 다양성을 위한 사회단체를 이끄는 셰인 시엔푸에고스(29)다. 그는 제3의 성을 공식 문서상으로도 확인받기 위해 9년간의 법정 투쟁 끝에 승소했고 논 바이너리 신분증을 받게 됐다. 신분증을 발급받은 그는 "이것은 나 혼자만의 승리가 아니라, 모두의 승리"라고 말했다.

칠레에선 성 소수자 관련 권리를 대폭 확대하는 취지의 문구를 아예 헌법에 명문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인 바 있다. 다만 이 헌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민투표에서 부결돼 국회에서 다시 손보고 있다.


중남미에서 성 중립적 신분증명서를 인정한 건 지난해 4월 아르헨티나가 처음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주민등록증과 여권에 남성(M)·여성(F) 외에 ‘X’ 성별 옵션을 추가했다. 가톨릭 국가인 아르헨티나는 칠레와 더불어 성 소수자 관련 정책에 있어서는 중남미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0년 중남미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고, 2012년부터는 성전환자 등이 자신의 정체성에 맞게 성별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멕시코와 콜롬비아가 그 뒤를 이었다. 전 세계적으로는 뉴질랜드·독일·호주·네팔 등에서 제3의 성 표기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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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또한 4월부터 여권 성별에 ‘X’를 선택해 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 정부는 내년 말까지 여권 카드나 대사관 등에서 인쇄되는 비상 여권, 여권 기관과 센터에서 발급되는 신속·긴급여권, 해외 출생 영사 보고서 등에도 '젠더 X'를 표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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