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에 존치하겠다"…교회, 조합에 공문 전달
조합 "방송 내용 관여 안해, 합의서 대로 이행할 것"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사진=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사진=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이하 교회)가 장위10구역재개발조합(이하 조합)에 여론 방치 지적 및 토지사용승낙서 지급 등을 촉구하며 여의치 않으면 계속 '존치'하겠다고 밝혔다. 조합이 150억원에 달하는 대토 부지와 500억원의 보상금 지급을 확정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12일 부동산·정비 업계에 따르면 교회 당회원 일동은 지난달 29일 장위10구역 조합장 앞으로 공문 한 장을 송부했다. 해당 공문에는 조합의 무성실한 태도에 대한 의구심, 토지사용승낙서를 주지 않을 경우 존치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교회는 우선 조합이 조건부 의결한 합의서에 따른 명예 회복 조치를 하지 않아 KBS, MBC에서 무차별적으로 교회를 비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교회의 재개발 보상금과 헌금 사용처 등을 다룬 MBC PD수첩 방송 등이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해당하고, 조합은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교회 부지 사용승낙서를 주지 않은 상태에서 교회가 이전할 수도 없고, 토지사용승낙서도 주지 않는다면 합의 파기로 알겠다"며 "(이 경우) 우리는 존치할 예정이니 도로 6개 중 3개를 확보해주고, 교회는 원상복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합은 이튿날 곧바로 "MBC 등 방송 내용에 조합이 관여하지 않았고 영향을 준 적도 없다. 조합이 방송을 방치하고 무성실한 태도로 있다는 주장에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회신했다.


이어 "합의서 제2조4항에 '갑(조합)은 을(교회)이 건물 인도와 중도금을 지급받는 날에 건축허가를 위한 토지사용승낙서를 지급하기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조합은 조항에 따라 성실히 이행하겠으나 교회도 양해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합이 교회 건물을 인도받는 동시에 중도금 300억원을 지급하고 2개월 이내에 잔금을 주기로 한 합의서 내용을 지킬 테니 교회도 부응해 달란 의미로 풀이된다.


그 외 별도 언급은 자제했다. 일대 공인중개사무소들도 마찬가지다. 장순영 조합장을 비롯해 조합 간부들은 장시간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교회는 조합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보상금을 지급했을 뿐 사실상 교회가 존치돼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희 교회 측 변호사는 "조합은 올해 초 교회를 빼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고, 이로 인한 어떠한 손해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그러나 7월 시행된 분양가상한제 개편안에서 정비사업 필수 소요경비를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자 조합이 태도를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는 존치하는 게 이득인 만큼 보상금은 안 받아도 그만"이라며 "조합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 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

장위10구역 재개발은 성북구 장위동 68-37번지 일대 9만4245㎡ 부지에 2004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조합은 2017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으며 현재 교회를 제외한 다른 시설들은 모두 철거됐다.


앞서 교회도 조합과 보상금 협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2019년 말 철거 마무리 단계에서 교회 측은 563억원의 보상비를 요구하며 이른바 '알박기'에 들어갔다. 교인 감소와 재정 손실 등 기회비용 명목 110억원, 기존보다 6배 큰 새 예배당을 짓기 위한 건축비 358억원 등 총 563억원의 보상을 촉구했다.


교회 부지가 2008년 서울시 재정비촉진계획안에 따라 하나의 특별지구로 지정됐고, 개발 시 '뉴타운지구 등 종교시설 처리방안'에 따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방안은 종교시설의 존치를 우선으로 하고 이전이 불가피할 경우 존치에 준하는 이전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다. 내부지침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다.

AD

양측의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고, 지난 3년간 명도소송에서 교회는 1·2·3심 모두 패소했다. 그러나 교회는 물리력을 행사하며 6번의 강제철거를 번번이 막아냈다. 결국 조합은 지난달 6일 총회를 열고 보상금 등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