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물가지표 대기하며 英개입에 출렁…나스닥 1.10%↓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한층 커진 경기침체 우려와 불확실성 속에 이번주 공개되는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대기하며 11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영국발 금융시장 우려도 또 한번 뉴욕증시를 흔들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추가 개입으로 반등했던 증시는 "시장 개입이 예정대로 곧 끝날 것"이라는 앤드루 베일리 총재의 발언이 나온 이후 다시 미끄러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6.31포인트(0.12%) 상승한 2만9239.1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3.55포인트(0.65%) 낮은 3588.8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5.91포인트(1.10%) 하락한 1만426.19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종가는 2020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의 약세가 확인됐다. 테슬라는 전장 대비 2.90% 하락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1.68%), 애플(-1.03%), 아마존(-1.28%) 등도 일제히 밀렸다. 메타는 러시아의 테러리즘 관련 목록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4% 가까이 내려앉았다. 퀄컴을 비롯한 반도체주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번주 실적 발표를 앞둔 JP모건체이스(-2.89%), 시티(-2.76%), 웰스파고(-2.94%) 등 대표 금융주도 줄줄이 밀렸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부실 대출을 위한 준비금을 확보해야한다는 우려가 배경이 됐다고 CNBC는 분석했다. 유가 하락으로 엑손모빌은 0.85%,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은 2.44% 떨어졌다.
이날 투자자들은 오는 13일 공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3분기 기업 실적시즌을 대기하며 국채금리 움직임, 경기침체 우려 등을 주시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4%를 돌파했다가 다시 3.93%선으로 안정됐다. 4%대는 지난달 28일 이후 처음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 역시 4.3%선으로 올랐다.
장중 치솟았던 미국 국채금리는 BOE의 추가 개입 소식이 공개된 이후 안정세를 보이며 상승폭을 줄였다. 같은 날 BOE은 장기 채권 매입 조치에도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자, 지수연동 국채도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추가하기로 다시 개입 결정을 내렸다. 이는 영국정부가 지난달 430억파운드(69조원) 규모 감세안을 포함한 미니 예산을 발표한 뒤 세번째 시장개입이다.
이러한 소식에 증시는 모처럼 올랐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BOE가 시장 개입을 곧 끝내겠다고 밝히면서 미 증시는 다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베일리 총재는 이날 오후 연설에서 "3일 남았다"며 시장 개입을 예상대로 중단하겠다고 확인했다. 발언이 공개되기 직전까지 파운드당 1.115달러였던 환율은 이후 1.09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재차 하향 조정했다. 당초 IMF는 1월만해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제시했으나 4월에 3.6%, 7월에 2.9%로 낮췄고, 이번에 다시 0.2%포인트를 내렸다. 연초와 비교하면 총 1.1%포인트 낮아진 셈이다. IMF는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더 급격하고 광범위한 둔화를 겪고 있다"며 당장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계 생활비 위기부터 많은 지역에서의 통화 긴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하는 코로나19 등 모두가 향후 경제 전망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한 현 경로를 유지할 것도 권고했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 발표 직후 브리핑에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경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권고"라며 "이는 지금 그들이 하고 있는 것보다 가속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화 정상화의 길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 역시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주 후반에 공개되는 인플레이션 지표도 대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Fed의 고강도 긴축 속도를 가늠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12일에는 PPI, 13일에는 CPI가 공개된다. 14일에는 소매판매 지표를 통해 소비 상황을 살필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1월 자이언트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84% 이상 반영 중이다. 잇따른 경기 침체 경고에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행보가 지속될 것이라는 베팅이 높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향후 몇년간 성장률이 추세를 훨씬 밑돌면서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어느 것도 고통스럽지 않은 게 없지만, 우리가 겪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며 당분간 높은 금리 수준을 지속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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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1.78달러(1.95%) 하락한 89.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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