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법정최고금리 인하, 취약차주 오히려 타격…시장금리 연동해야"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금리 인상기에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될 경우 취지와 달리 오히려 저소득 취약차주를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어내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법정최고금리도 시장금리와 연동해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6일 발간한 '금리 인상기에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법정최고금리 운용방안' 보고서에서 이 같은 제언을 내놨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의 조달금리는 시장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반면 대출금리에 대한 법정최고금리는 엄격히 20%로 고정돼 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법정최고금리-조달금리 스프레드가 감소하고, 그 결과 법정최고금리와 근접한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던 가계들이 대출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받는 가구는 대체로 소득수준이 낮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다. 보고서에 따르면 18~20%의 고금리 신용대출 이용 가구 중 취약가구 비중은 84.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조달금리가 인상되면 소득수준이 낮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취약가구가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현 20%인 법정최고금리를 18%로 2%포인트 인하했을 경우 나타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약 65만9000명의 차주들은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더 이상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고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으로 밀려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신용대출 규모는 약 5조9000억원 수준으로, 주택담보대출 및 기타대출까지 모두 합하면 33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들이 정책금융 등으로 편입되지 못하면 33조2000억원의 연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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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위원은 "정책금융을 통해 조달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의 도입과는 별도로 적정 법정최고금리 수준에 대한 논의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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