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사장 출신이 환갑에 골프유학을 떠난 이유
장일환 레슨프로의 '인생 2막'
대기업 임원 출신의 늦깎이 레슨 프로가 낸 골프 교습서가 화제다. ‘바디스윙이 골프스윙이다’는 제목의 책이다.
저자는 강원 춘천시 플레이어스 골프클럽 헤드 프로인 장일환씨다. 그는 삼성물산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내로라 하는 대기업 고위 임원까지 지낸 그는 퇴직 후 환갑의 나이에 영어를 배워 가며 훌쩍 미국으로 건너가 골프 티칭 프로 자격을 따냈다.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위례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특별한 사연이나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일 열심히 했죠. 근데 어느 정도 자리에 오르고 나니까, 내가 후배들에게 새로운 것을 주기보다는 후배들 것을 빼앗고 있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래서 관뒀죠."
그가 전문 레슨 프로에 도전한 것은 퇴직 후 갑작스레 찾아온 공허감 때문이었다. "처음에 관두고 나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놀고 먹고. 근데 그게 세 달을 안 가더라고요." 흔들리며 방황하는 자신을 보며 고민하다 결국 목표가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은 그가 새로운 목표로 삼은 것이 바로 골프였다.
"골프를 진짜 좋아했어요. 그리고 스스로 골프를 어느 정도 잘 친다고 생각은 했는데도, 여전히 궁금하고 모르는 게 많다고 생각했어요. 이건 왜 이렇지, 저건 왜 저렇지. 항상 궁금증을 갖고 있었어요. 자료도 많이 찾아보고 강의도 많이 듣고 했는데, 답을 못 찾겠더라고요. 그렇다면 내가 아예 공부를 해보자. 내가 직접 알아보자 싶었죠." 그는 그렇게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골프와의 인연은 다소 우연이었다. 1990년대 중반, 삼성물산은 ‘아스트라’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골프웨어에 골프용품까지 내놨다. 직원들에게도 클럽세트를 판매했는데 그게 계기가 됐다. "당시에 클럽 세트가 72만원인가 그랬어요. 절대 싼 가격이 아니었어요. 근데 선배들이 좋은 채라고, 사라고들 그래서 얼떨결에 사게 됐죠." 이후 출근 전 매일 아침 운동삼아 채를 휘둘렀다. 주변 눈치를 보던 시절도 있었지만, 마침 새로 부임한 대표가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면서 골프와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는 입문 10년 만에 3언더파 69타를 치며 싱글 골퍼가 됐다.
골프 레슨 교재 '바디스윙이 골프 스윙이다' 표지. 책은 장타를 치는 방법부터 스윙, 그립, 쇼트게임, 프리 루틴샷 등에 대해 저자가 직접 체험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골프를 새로 시작하는 젊은 세대부터 구력이 오래된 실버 세대까지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으며 골프 스윙에서 몸통 움직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유학을 마치고 지난 2월 귀국한 그에게는 현업 복귀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몇몇 중견 건설사의 러브콜을 정중히 사양하고 본격적인 레슨 프로의 길을 걷기로 했다. "돈 버는 것도 좋죠. 근데 뭐 그게 다는 아니잖습니까. 건설업계에 계속 있으면 저도 후배들에게 신세져야 하고, 후배들도 그게 부담 되고 그럴 거 아니에요. 이젠 새로운 걸 해봐야죠. 후배들도 저를 만나면 즐거워야 할 거 아닌가요. 이제는 적어도 누가 찾아오면 골프는 제대로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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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골프만큼 매력적인 운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남이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스스로 하는 게임이잖아요. 목표를 정해서 하나씩 달성해나가는 게 새롭고 특별한 재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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