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1유로=1달러'… 경기침체 공포에 달러 초강세
우크라이나 사태, 유럽 에너지난에 달러 자산 쏠림 심화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유로와 달러 가치가 등가를 이루는 패리티(parity, 1유로=1달러)가 발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오전 6시께 유로·달러 환율이 유로당 1달러를 기록했다. 유로 가치가 연초 대비 12%가량 떨어지면서 발생한 일로 유로와 달러 가치가 등가를 이룬 건 2002년 이후 20년만이다.
유로화는 1999년 1월1일 도입됐다. 하지만 도입 초기에는 독일 마르크화, 프랑스 프랑화 등 기존의 각국 통화들이 함께 쓰여왔다. 유로화의 공식 통용이 시작된 건 2002년 1월1일이다. 즉, 2002년 당시의 패리티는 새로운 통화가 도입되면서 기술적 요인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적 이유로 유로 가치가 달러와 동등해진 건 사실상 초유의 사태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면서 유로의 안전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최근 러시아가 정기 보수를 이유로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는 주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차단하면서 달러 자산에 급격한 쏠림 현상이 벌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이 같은 에너지 위기와 높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유로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번 러시아의 가스관 차단은 유지보수 작업이 이유이기는 하다. 매년 이뤄지는 작업이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인만큼 가동 재개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던 로체스터 노무라증권 외환 전략가는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완전히 차단한다면 유로 가치가 유로당 0.95달러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유럽연합(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전날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완전 차단은 배제할 수 없는 위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오는 14일 EU 집행위가 새 경제지표를 발표하면서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소 위험을 반영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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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EU 집행위는 지난 5월 경제전망치를 발표하면서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올해 6.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 심화가 이뤄질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고강도 긴축에 나서면서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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