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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억대 연봉 시대의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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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중기벤처부장

상장회사 중 지난해 직원 평균연봉 총액이 가장 높은 회사는 카카오였다. 카카오 남성 직원 2000여명의 평균연봉은 2억1700만원. 여성을 포함한 전 직원 3500여명의 평균은 1억7200만원이다. KB금융 1억7000만원, SK텔레콤 1억6200만원, 삼성전자는 1억4400만원이었다. 삼성전자의 연봉은 정규직원 11만3500명의 평균이다. 포스코나 시중은행같이 직원 숫자 1만명이 넘는 대기업이나 스타트업 중에서 평균 억대 연봉 기업은 수두룩하다.


노동시장의 양극화는 심각하다. 임금과 근로시간 문제는 중소기업 오너들이 꼽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다. 10년 전, 2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근로시간 단축도 임금 상승, 생산성과 관련 있으니 두 가지는 결국 임금, 돈 문제다. 사업주에게 임금은 비용이다. 생산원가를 절감하려는 노력은 당연하지만 노동력은 기계장치나 원료 같은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원천이 사람이라 그렇다. 그래서 어렵고 복잡하다.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결과(2020년 12월 기준) 자료에서 대기업 월 평균소득은 529만원, 중소기업은 259만원이다. 2.04배로 여전히 차이가 크다.

중소기업들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린다. 취업난 속 구직난이다. 해결은 요원하다. 연봉 많이 주고 업무환경이 좋은 곳, 지명도(네임 밸류)가 높은 곳엔 사람이 몰릴 것이고, 그렇지 않은 곳은 반대의 일이 일어날 것이다. 전임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과거 공식석상에서 "대기업 임금을 5년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평균 임금 격차가 심해서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중소기업인들 중엔 지금도 비슷한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답답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지만 진심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들의 ‘진심’이 실현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임금도 결국 시장이 결정한다.


양극화 해결을 위한 뾰족한 수는 없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룰(규칙)을 보완한다면 조금씩이라도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그 방법 중 하나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는 제도가 납품단가 연동제다. 원재료 가격이 50% 올랐는데 납품가는 10%만 올려준다면 나머지 40%는 중소기업이 감내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대기업의 3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원청과 하도급 업체 간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 하도급 업체 대표들을 만나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 원청인 대기업의 눈치를 봐도 너무 본다. 쥐 잡듯 닦달을 한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다. 정부도 각별히 살펴야 한다.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인프라를 통해 해외진출을 한다거나 펀드 등을 통한 자금지원이 이뤄진다거나 하는 일도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우수협력사에 대한 인센티브나 스마트공장 기술 지원과 같은 상생협력도 일상화돼야 한다.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상생 노력이나 공헌활동을 기부나 시혜로 보는 시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사회적 환원 혹은 책무냐, 시혜냐의 관점에 따라 접근은 180도 달라진다.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중소기업 육성이 일상화되고 격차가 조금이라도 메워질 것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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