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묶으니 옆동네 집값만 뛴다? 토지거래제 '풍선효과' 둘러싼 엇갈린 시선
규제묶인 압구정·대치·삼성·청담·잠실 거래 뚝 떨어지자
"반포 등 주변 집값만 올려" 불만
집값은 최근 2년 간 다같이 올랐지만 '거래가뭄'속 지역 희비 뚜렷해져
"집값 하향 안정기·거래절벽 등 달라진 시장 상황도 고려돼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토지거래허가제의 부작용으로 거론되고 있는 ‘풍선효과’의 실제 영향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구 압구정동 등 주요 지역과 송파구 잠실동 부동산 시장에서는 반포 등 주변 집값만 올렸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서울시는 풍선효과에 따른 부작용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17일 실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살펴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이 거래량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사실로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동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토지거래허가제 지정 직전 1년인 2019년 6월부터 2020년 6월 동안 1366건이 거래됐지만 시행 1년 뒤 363건으로 급감했다. 대치동 역시 822건에서 253건으로 급감했다. 반면 반포는 같은 기간 716건에서 725건으로 오히려 소폭 거래가 늘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거래량을 흡수한 규모는 아니지만 토지거래허가제가 거래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셈이다.
하지만 거래량 감소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2020년 6월부터 최근까지 강남 3구의 아파트 상승곡선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강남구가 23.38%, 서초구가 25.84% 였고, 송파구가 27.98%로 가장 높았다.
신고가와 하락가 혼재되는 현상도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동 반포자이 165.05㎡는 지난해 5월 43억8000만원에서 올 4월 57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43억8000만원)을 뛰어넘었다. 압구정동 신현대12차 155.52㎡ 역시 지난 4월 59억원에 거래돼 1년 만에 4억원이 상승했다. 똘똘한 한 채 영향에 신축 프리미엄, 재건축 이슈 등이 있는 곳으로 수요가 꾸준히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여부와 무관하게 강남권에서는 신고가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지난 2년 간 풍선효과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들어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절벽이 심화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송파구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배제 조치 시행 이후 다주택자의 절세매물이 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이 1년 더 연장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자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잠실동을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반포는 서울 아파트 값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용산구와 함께 유일하게 상승했다. 또 부동산R114 조사 결과 대선 이후 3개월 간 아파트 거래 역시 67% 가량이 신고가에 팔리는 등 최고가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입지와 시장 환경에 토지거래허가제 외 정책적 영향이 맞물린 결과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규제의 무게를 더 실감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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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집값 상승기, 거래량이 풍부했던 과거와 달리 하향 안정화, 거래 절벽 상태인 현재의 부동산 시장 환경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1000건대에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 상승기에는 투기를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제라는 수단으로 거래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시장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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