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으로 자금이동…골드·달러·엔화예금 잔액 확 늘었다
골드뱅킹 열흘새 127억원↑
달러·엔화 환테크도 관심 커져
달러예금 한달새 6% 늘고
엔화예금은 작년말 대비 20%↑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부애리 기자] 주식·가상화폐 등 주요 자산시장이 높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기준금리 상승 압력으로 쇼크 상태에 빠진 가운데, 시중의 부동자금이 이른바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金)·달러·엔 등으로 쏠리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의 지난 13일 기준 골드뱅킹(금통장) 잔액은 6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 대비 2%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약 열흘 만에 127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국제 금 시세는 지난 3월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트로이온스(1T.oz=31.1034768g) 당 2006.35달러에 거래되며 고점을 찍은 후 내림세를 이어온 상태다. 이 영향으로 시중은행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2월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였으나 최근 자산시장 붕괴 영향으로 재조명 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현금과 함께 금 보유 비중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금과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엔화에 대한 환테크(환율+재태크)족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연일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13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달러 예금 잔액은 한 달 새 33억 달러(약 6%) 가까이 늘어난 569억달러로 집계됐다.
약세를 보이는 엔화로도 부동자금이 쏠리는 분위기다.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5982억엔으로 지난달(5536억엔) 대비 8%가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엔화 예금 잔액은 20%(1015억엔)나 늘었다.
일본 중앙은행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단 의지를 보이면서 엔·달러 환율이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낙폭이 과도한 만큼 반등시 5~10% 수준의 환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시중은행 외화 통장의 경우 외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은 비과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김학수 하나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이상으로, 국제 금 시세도 10~20% 정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유동성 장세가 끝난 만큼 당분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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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신규 투자시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재산 신한은행 PWM여의도센터 PB팀장은 "금의 경우 상승 여지는 있으나 산업재로도 쓰이는 만큼 향후 경기침체 여부에 따라 하락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짚었다. 김 팀장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새로 투자하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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