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020년 총선 압승엔 ‘코로나19’ 영향 컸다
김인경 김규일 교수 '팬데믹 상황에서의 투표' 논문 발표
민주당 압승 배경엔 코로나19 영향
김 교수 "방역의 정치화 경계해야"
[아시아경제 이서희 인턴기자] 2020년 4월 15일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원인으로 ‘효과적인 코로나19 통제 능력’이 주효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추측성에 불과하던 사실을 학계가 실증적으로 뒷받침한 첫 사례라 관심이 쏠린다.
김인경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와 김규일 미시간주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팬데믹 상황에서의 투표: 2020년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의 교훈’ 논문을 통해 코로나19 통제 능력과 지지율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2020년 4.15 총선에서 민주당은 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에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지역구 투표에서 163석, 비례대표 투표에서 17석을 추가 확보하면서 총 180석의 거대 여당으로 자리 잡았다. 전체 의석의 5분의 3 이상을 차지해 개헌을 제외한 대부분의 입법 활동을 야당의 협조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투표에서 84석, 비례대표 투표에서 19석을 얻어 10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크게 올랐다.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45~50%대를 오르락내리락했던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월 선거 주간에 58%까지 뛰어올랐다.
민주당이 압승한 배경엔 ‘코로나19 관리 능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저자가 ▲후보자의 재선 여부 ▲학력 ▲재산 ▲범죄 경력 ▲나이 ▲성별 ▲해당 지역의 정당 선호도 등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통제해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감염률이 낮은 선거구일수록 민주당 후보의 선호도가 미래통합당 후보보다 높게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아가 두 저자는 총선 당시 한국의 코로나19 감염률(100만 명당 204명)이 OECD 국가 평균(100만 명당 1100명) 수준으로 5배 높았다고 가정해 투표 점유율을 예측했다. 모의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니 231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이 129석, 미래통합당이 102석을 차지했다. 실제 선거에서 민주당이 147석, 미래통합당이 84석을 차지해 양당 간 격차가 63석이었던 게 모의 선거 결과에서는 27석으로 줄어든 것이다. 여야 중 어느 한쪽이라도 후보자를 내지 않은 지역구와 군소 정당이 승리한 지역구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의 코로나19 감염률이 미국(100만 명당 1550명) 수준으로 7배 정도 높았다고 가정하면 격차는 더 줄어든다. 이 경우 민주당이 126석, 미래통합당이 105석을 차지해 양당 간 격차는 21석에 불과했다.
또한 논문에서 저자는 전제주의 국가 등 민주주의가 발달하지 않은 국가의 경우, 정부가 집권 여당의 승리를 위해 방역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방역에 필요 이상으로 비용을 지출하거나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는 식으로 정부의 성과를 홍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코로나 유행 당시 극단적 봉쇄와 사회적 격리, 국경 통제를 핵심으로 하는 방역 정책을 펼쳤다. 공산당은 코로나19 방역을 전염병에 맞선 ‘인민 전쟁’으로 묘사하며 언론과 SNS 등을 활용해 이를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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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저자인 김인경 경북대 교수는 “‘방역의 정치화’는 팬데믹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며 “특히 민주주의가 덜 발달한 국가의 경우 정부가 방역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나타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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