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스웨덴·핀란드 이어 EU 방위·안보 통합에 힘 보탤까
1일 국민투표로 EU 방위·안보 정책 옵트아웃 권리 포기 여부 결정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덴마크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EU의 방위·안보 정책에 협력하지 않을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권리를 갖고 있다.
덴마크가 내달 1일(현지시간) 이 옵트아웃 권리를 포기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덴마크가 옵트아웃 권리를 포기하면 스웨덴ㆍ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 신청에 이어 유럽이 방위 부문에서 통합을 강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는 옵트아웃 권리 포기에 찬성한다는 비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방위ㆍ안보 분야에서 EU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독일을 비롯해 EU 국가들이 일제히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EU 방위ㆍ안보 정책과 거리를 두려는 옵트아웃을 계속 유지해봤자 EU 내에서 고립돼 영향력만 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한편으로 옵트아웃 권리를 유지하면서 방위ㆍ안보 문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덴마크는 1949년 나토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소련의 거센 압박 탓에 1950년대 이후 외국군이나 핵무기를 자국 영토 내에 두지 않았다. 이같은 전통은 올해 초 깨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발트해 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지자 미군이 덴마크 영토에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중도 우파 성향의 집권 사회민주당은 지금이 옵트아웃 권리를 포기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지난 3월 국민투표 실시 방침을 밝히며 옵트아웃 포기를 강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사회민주당 소속 모겐 옌센 하원의원은 "나토는 덴마크의 국방과 안보를 위한 핵심 수단이며 EU가 국방과 안보를 더 단단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협력하지 않으면 EU의 방위ㆍ안보 협상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옵트아웃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지만 덴마크인들이 전통적으로 유럽 통합에 회의적이었고 여러 차례 국민투표에서 유럽 통합 관련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나타낸 전례가 있는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덴마크는 EU 헌법이라 할 수 있는 마스트리흐트 조약의 비준을 1992년 국민투표에서 부결시킨 뒤 방위ㆍ안보 정책 뿐 아니라 유로 가입, 사법 관할권 등 여러 EU와 관련된 사안에 선택권을 가질 수 있었다. 덴마크는 마스트리흐트 조약을 1993년 최종적으로 가결했지만 2000년 국민투표에서는 유로 가입안을 부결시켰고 2015년에는 사법 관할권 변경에 대한 국민투표 안건도 부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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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는 1일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8시에 끝나며 투표 결과는 이날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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