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대북 투자사업, 국가 보상 입법 의무 없어"
청구인, 2010년 5·24 조치로 개성공단 투자 ‘무용지물’ 주장
헌재 "위험성 예상된 상황에 손실까지 보상 입법 의무 없어"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지난 26일 오후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정부의 대북 조치로 인해 투자자가 손실을 봤더라도, 국가에 보상을 위한 입법의무가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대북 투자사업은 위험성이 예견된 상황에 이뤄진 것이어서, 손실을 보상하는 입법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헌재는 북한 신규 투자를 불허하고 투자 확대를 금지한 2010년 5·24조치가 경제협력사업자들에 대한 보상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소송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31일 밝혔다.
입법부작위(입법하지 않음)는 헌법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명시적으로 법령 입법을 위임했음에도 이를 입법부가 법으로 만들지 않은 경우를 가리키는데, 헌재의 각하 결정은 입법 의무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적법한 헌법소원이 아니라는 취지다.
청구인 A씨는 개성공단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기 위해 2007년 한국토지공사로부터 개성공단 내 상업업무용지를 분양받았다. 그러던 중 정부는 2010년 3월 서해에서 훈련 중이던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으로 침몰하자 그해 5월 24일 대북 지원사업의 전면 불허를 골자로 하는 대북 조치를 발표한 뒤, 개성공단 안에서 토지이용권을 취득하고 건축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착공이나 자재 반입을 사실상 억제했다.
이에 A씨는 국가를 상대로 한 5·24조치 손실 보상 청구 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이후인 2016년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북한에 대한 투자는 변화하는 남북관계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당초부터 있었고, 경제협력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들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 자기 책임하에 사업 여부를 결정했다"며 "위험성이 이미 예상된 상황에서 발생한 손실에까지 보상 입법의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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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지난 1월에도 정부의 2016년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관한 헌법소원에서 당시 조치가 적법 절차를 어겼거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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