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넣으면 쿠폰·이자가 쏠쏠"…금융 손잡는 유통업

‘KB적금쿠폰북 with 이마트’
연 최고 4% 이자율·최대 3만2000원 이마트 할인 혜택
은행 업무 특화 편의점·슈퍼마켓 인기
CU·하나은행 마천파크점, 이용건수 4배·방문객 3배↑
차별화 상품 고객 관심 유도·편의 확대

유통업계가 채널 및 상품 차별화를 위해 금융투자업계와 협업에 나서고 있다. 생활 밀착형 유통·금융 결합 모델로 고객 관심을 유도하고, 이들의 발길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달 27일부터 KB국민은행과 손잡고 쇼핑과 금융을 연계한 적금인 ‘KB적금쿠폰북 with 이마트’를 선보인다. 가입 기간 6개월 동안 월 1000원부터 3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으며 기본이율 연 1.4%와 우대이율을 포함해 최고 연 4.0% 이자율을 제공한다. 모든 영업일(은행 기준) 입금 성공 시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할인 혜택 최대 3만2000원과 적금 우대이율 0.5%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5월27일부터 6월15일까지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19일부터는 사전 이벤트도 진행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과 쇼핑 혜택을 한 번에 취할 수 있고, 금융·유통사는 고객 확대에 나설 수 있다. 지난해 KB국민은행과 선보인 ‘이마트 국민 적금’은 모집 인원 10만명을 조기에 달성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현대카드와 월 구독료 3900원으로 월 최대 1만5000원 이마트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이마트 쿠폰 정기구독서비스 ‘이마트팩’을 선보이기도 했다.

편의점업계에선 은행업무를 더한 편의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CU는 최근 경기 안양시에 금융 특화 편의점 2호점인 ‘CU비산자이점’을 오픈했다. ATM을 통해 기본 업무뿐 아니라 화상 상담 및 바이오인증을 통한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및 보안카드(OTP) 발급 등 영업점에 가야만 처리할 수 있었던 금융 업무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ATM에서 처리 가능한 단순 서비스는 24시간 이용할 수 있고, 상담사와 화상 연결이 필요한 업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눈에 띄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선보인 1호점 ‘CU마천파크점’의 STM(종합금융기기)를 이용한 은행 업무 처리 건수는 6개월여 만에 총 1만건을 돌파했다. 단순 입출금 서비스만 제공하는 ATM이 설치돼 있을 때보다 하루 이용 건수가 4배 늘었다. CU마천파크점의 지난달 하루 방문자 수는 금융 서비스가 도입되기 전보다 약 3배 늘었고, 해당 점포에서 하나카드를 사용한 결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4% 신장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 역시 신한은행과 협력해 서울 건대 상권에 위치한 광진화양점을 ‘디지털혁신점포 1호점’으로 리뉴얼해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DGB대구은행과 협업해 올 상반기 내 편의점과 은행 경계를 허문 퓨전형 특화 채널을 구축한다. 이마트24는 차별화 상품으로 고객 시선을 잡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등과 손잡고 도시락에 국내외 주식을 담은 ‘주식 도시락’을 통해 증권사는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서고, 편의점은 고객 방문 및 소비를 늘리는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다.

유통업계는 금융투자업계와의 결합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종합 생활 플랫폼’으로 확대하는 한편 ‘쇼핑 혜택 넣은 적금’ ‘주식 담은 도시락’ 등 결합 상품을 선보이면서 고객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금융과 유통 모두 고객이 해당 채널을 이용하게 하는 관심 유도와 고객 편의 두 가지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향후에도 이 같은 이종 간 협업은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