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소송법 전면 개정 추진… 미성년 자녀 직접 친권상실 청구
법무부, 가사소송법 전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
미성년 자녀 소송능력 대폭 강화
양육비 미지급에 따른 '감치 명령' 신청 기준 완화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친권을 남용하는 부모에 대해 미성년 자녀가 직접 법원에 친권상실 청구를 할 수 있도록 미성년자의 소송능력이 확대된다. 그동안 3기(통상 3개월) 이상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을 때 신청할 수 있었던 '감치' 명령을 앞으로는 30일 이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가정소송법 전면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법무부는 "미성년 자녀의 권리와 복리를 보다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가사소송절차에서 미성년 자녀를 위한 권리와 절차를 강화할 필요도 커지고 있다"고 법 개정의 배경을 밝혔다.
또 법무부는 "아울러, 현행 가사소송법은 1991년 제정·시행된 이후 30년 이상이 경과해 현재의 가족문화나 사회현실에 적합하지 않거나 불편을 초래하게 된 조항들이 있어 이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법원행정처와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이번 가사소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마련했다.
법무부는 "개정안은, 기존 '부모 중심'으로 설계된 자녀 양육 관련 소송절차를 보다 '자녀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기본 개정방향으로 삼았고, 가사소송에서 미성년 자녀의 절차적 권리를 신설하고 양육비의 이행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을 강화해 미성년 자녀가 충분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미성년 자녀 소송능력 확대… 절차보조인 제도 신설
개정안은 먼저 가사소송에서의 미성년 자녀의 절차적 권리를 대폭 강화했다.
제28조(소송능력)를 신설해 1항에서 '의사능력이 있는 사람은 가족관계 가사소송사건의 소송행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 미성년 자녀가 직접 소송행위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미성년 자녀가 부모를 상대로 친권상실을 청구하려면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부모가 친권을 남용해서 자녀의 복리를 해치는 경우에는 미성년 자녀가 직접 법원에 친권상실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실무에선 학대한 부모와 가까운 친척은 특별대리인으로 부적절하고, 다른 친척들은 특별대리인 선임을 꺼려 어려움이 있었다.
개정안은 또 현재 만13세 이상 미성년자로 제한돼 있는 법을 개정해 가정법원이 친권자나 양육권자를 지정하는 재판을 할 경우 자녀의 연령을 불문하고 미성년 자녀의 진술을 의무적으로 청취하도록 했다.
또 재판 과정에서 자녀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미성년 자녀를 위한 절차보조인 제도를 도입했다. 절차보조인은 원칙적으로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이 선임되지만, 미성년자의 연령, 심리상태 등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 심리학·교육학·상담학·아동학·의학 또는 이와 유사한 분야의 전문가를 절차보조인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했다.
양육비 미지급에 따른 '감치 명령' 신청 기준 '3기'→'30일'로 완화
두 번째로 개정안은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 이행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을 강화했다.
현행 가사소송법 제68조(특별한 의무 불이행에 관한 제재) 1항 1호는 '금전의 정기적 지급을 명령받은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3기(期) 이상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가정법원은 권리자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30일의 범위에서 그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의무자에 대한 감치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가령 양육비를 일시금으로 지급하기로 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지급하기로 한 경우 3기에 걸쳐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을 때 비로소 가정법원에 30일 내의 감치 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런데 개정안은 '양육비의 지급을 명령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30일 이내에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법원에 감치 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개정안은 제140조(사전처분) 5항에서 가정법원의 사전처분(재판 중 양육비를 지급하게 하는 등의 처분)에 집행력을 부여해, 양육비 확보를 보다 실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 민사사건 가정법원으로 이송 규정 마련
마지막으로 개정안은 가사소송과 관련된 민사소송도 가정법원에서 함께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가사소송의 분류체계를 보다 간명하게 정리하는 등 가사소송의 체계와 절차를 정비했다.
즉 제6조(관련 민사사건의 이송 등)를 신설해 가정법원 제1심에 계속된 가사소송사건 또는 상대방이 있는 가사비송사건 청구에 대한 판단의 전제가 되거나 재판결과가 모순·저촉될 우려가 있어 이와 동시에 해결할 필요성이 있는 민사사건 중 가사사건 당사자 사이의 유류분반환청구 사건, 재산분할청구 또는 상속재산분할청구의 대상이 되는 재산에 관한 명의신탁해지 사건 등이 지방법원 제1심에 계속되고 있는 경우에, 관련 민사사건이 계속된 법원이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결정으로 소송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가사사건이 계속된 법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했다.
법무부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사소송절차에서 미성년 자녀의 목소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우리 사회에서 미성년 자녀의 권리가 보다 두텁게 보호됨으로써 육체적·정신적으로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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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법무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국민의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최종 개정안을 마련하고, 향후 본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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