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임신부, 해남→순천 120㎞ 이송 중 구급차서 출산

119 구급차에서 출산한 임산부. /사진=해남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임신부가 구급대원들의 도움으로 119구급차에서 무사히 출산을 마쳤다.

21일 전남 해남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0시35분쯤 해남읍에 거주하는 산모 A씨가 전날부터 산통과 하혈을 시작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접수한 지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해남소방서 구급대원들은 레벨D 방호복을 갖추고 A씨 상태를 살핀 뒤 구급차 안에서 응급처치하며 상황실과 보건소에 병상을 요청했다.

이송 병원 선정에 다소 시간이 지연됐지만, 해남에서 120㎞ 떨어진 순천의 한 병원이 배정됐다.

병원 이송 중 규칙적인 분만 진통과 신생아 머리가 보였고 차 안에서 신속한 조처가 시작됐다. 구급차에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분만 장비가 보관돼 있었고 이송 병원 산부인과 전문의의 원격지도를 받았다.

구급대원들은 결국 분만 유도 끝에 현장 출발 26분만인 오전 11시17분 건강한 아기의 출산에 성공했다. 출산 후에도 배정받은 순천 병원까지는 100km 정도가 남아있었다.

구급대원들은 산모와 아이의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체온유지에 신경 쓰면서 산부인과 의사 지도 아래 산모 상태를 살피며 병원에 무사히 도착했다.

119 구급대원은 "주기적으로 구급대원들과 응급처치 연찬과 마네킹으로 연습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며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을 함께 한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