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함락 위기 놓인 마리우폴…우크라 국민 1000만명 집잃었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정현진 기자]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에 함락될 위기에 놓였다.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이후 식량과 수도 등이 모두 끊기면서 인도주의 위기가 심각했던 지역이다. 러시아가 "무기를 버리고 떠나라"며 최후통첩을 날렸지만 우크라이나는 항복할 생각이 없다며 이를 거부, 전투가 막판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무차별 폭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난달 공습 이후 우크라이나 피난민은 1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가디언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총참모부(합참)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는 전날 브리핑에서 "마리우폴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이날 모스크바 기준 오전 5시(한국시간 오전 11시)까지 최후통첩에 대한 답변을 내놓고 이후 두시간 동안 무기를 내려놓고 도시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통보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곧바로 거부 입장을 내놨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무기를 버리고 항복할 수 없다. 이를 러시아에 이미 전달했다"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밝혔다. 이어 "8쪽짜리 서한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인도주의적) 통로나 열라"고 말했다.
마리우폴은 동부 친러시아 반군의 점령지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여서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부터 최우선 전략 목표로 삼았다. AP는 서방의 군 전문가들을 인용해 "마리우폴 함락은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 있던 러시아군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함락을 하더라도 군이 다른 진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에는 너무 많이 진을 빼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리우폴은 초기부터 러시아군에 포위돼 수도, 전력, 통신 등이 모두 끊기고 식료품과 의약품까지 동나 민간인들의 피해도 심각했다. 특히 어린이병원과 산부인과 병동은 물론 극장 등 민간인들이 피난 중이었던 공간까지 러시아의 공습이 이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비난이 일었다. 이날도 마리우폴 주민 400여명이 대피해 있던 예술학교 건물에 폭격이 이뤄져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마리우폴 시의회는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한 지난달 24일 이후 지금까지 100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 이상이 살던 곳을 떠난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는 약 4400만명 정도이며, 2014년 러시아에 점령된 크름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지역 인구를 제외하면 37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국외 피난자가 338만9044명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90%가 여성과 어린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인 피해를 보면 지난 19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이 최소 902명이 사망하고 1459명이 다쳤다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집계했다. 민간인 거주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 폭격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난민과 인명피해 규모는 더욱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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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양자 회담을 촉구했다. 러시아 측도 침공 부대에서 6번째로 장성급 지휘관이 사망하고 하루 최대 사망자가 1000명 넘게 보고되는 등 전황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양측이 협상으로 전쟁을 끝내자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 국민의 존엄성과 함께 우리 군이 타격을 줄 수 있고 반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지만 우리의 존엄성이 생명을 보존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협상 시도들이 실패하면 이번 전쟁은 3차 세계전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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