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가상자산 비과세 공약' 시장거품 키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원 공약 점검
2030 투자자 700만명 의식
수익 5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
주식과 동일한 감세 신중해야
양도세 폐지도 재논의 필요
포퓰리즘 논란 일고 시기 적절하지 않아
총수일가에 세금도 못 물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윤석열 당선인의 ‘가상자산 비과세’ 공약이 오히려 시장의 거품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윤 당선인은 20~30대가 주류인 700만명 가상자산 투자자들을 위해 "가상자산 투자수익 5000만원까지 비과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가상자산 기본 공제금액이 250만원인데, 이를 주식 등 금융투자소득에 적용하는 5000만원으로 높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도를 높이고 권리를 보호하는 것과 동시에 산업 발전까지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실제 이 공약이 실현되면 발생하는 문제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자본시장 공약 점검’ 보고서는 "가상자산에 주식과 동일한 세금혜택을 주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거래수단인 통화인지, 금과 유사한 안전자산인지, 주식과 유사한 증권인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장려책이 우선 고려되는 것은 시장의 거품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감세의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손꼽혔다. 보고서는 "예를 들어 투자가 부족하고 이를 위해 기업의 자본 조달이 원활해져야 한다는 명확한 목적이 있으면 금융 투자에 대한 감세가 논의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가상자산 비과세 공약처럼) 단순한 산업진흥 논리라면 모든 신산업에 감세 논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사업을 하는 민간과 금융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규제 당국은 시야가 달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당선인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주식양도세 폐지’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공약은 주식 수요가 몰려 주가가 오르고, 증시 기반이 튼튼해져 결과적으론 개미 투자자들에게도 이득을 볼 것이란 논리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특정종목에 대해서 지분을 1% 이상 보유하거나 보유액이 10억원 넘는 대주주의 매매차익에만 양도세를 부과한다. 내년부터는 모든 상장주식에 대해 연간 5000만원을 넘는 차익을 거두면 양도세가 부과(과세표준 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 25%)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장기적으로는 인구구조 고령화 문제로 국가 재정지출 부담이 늘어날텐데 소득세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포퓰리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주식시장 하락세는 전세계적인 양적 완화로 주식시장에 돈이 몰렸고 이것이 조정돼 가고 있는 국면 때문"이라며 "애초에 주식시장이 발달되어 있지 않고, 기업 자금을 조달하려 전략적으로 주식시장을 키워야 할 때에나 적합한 세금 정책을 이 시기에 사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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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일가의 관행에 비춰봐서도 양도소득세를 없애는 건 조심스럽다는 의견도 내놨다. 대기업 총수 일가들이 개인돈으로 비상장회사를 차리고, 그 회사의 가치를 키운 다음 상장시켜서 주식을 매도해 현금을 마련해 자산증식을 해온 것을 예로 들었다. 보고서는 "양도소득세가 폐지되면 총수 일가에 전혀 세금을 물릴수 없게 된다"며 "소득 불평등의 문제, 공정의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은 재논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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