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탈원전 5년…붕괴 직전 내몰린 원전 생태계
원자력 전공생도 급감…인재 양성 시스템 '균열'
“탈원전 국가 제품 못 믿겠다며 계약 의사 철회”

경기 김포에 위치한 중소 제조업체 금성하이텍 공장. 회사 매출은 2017년 187억원에서 지난해 3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매출 절반을 차지했던 한국수력원자력 계약이 뚝 끊긴 탓이다. [사진 = 이준형 기자]

경기 김포에 위치한 중소 제조업체 금성하이텍 공장. 회사 매출은 2017년 187억원에서 지난해 3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매출 절반을 차지했던 한국수력원자력 계약이 뚝 끊긴 탓이다. [사진 = 이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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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이동우 기자, 세종=이준형 기자]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5년만에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가 붕괴 직전에 내몰렸다. 국내 원전 산업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관련 전공 학생 지원이 대폭 줄어든 데다 부품 생산 등 산업의 뿌리를 담당한 중견·중소 업체들도 잇달아 업종 전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학계와 한국원자력산업협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국정 과제로 삼은 2017년 이후 직격탄을 맞은 원전 생태계는 인재 양성 시스템이다. 국내 원자력 전공 학·석·박 신입생은 2016년 802명에서 2020년 524명으로 34.7% 줄었다. 같은 기간 석사 신입생은 182명에서 106명으로 약 42% 감소했다. 대학정보공시시스템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카이스트의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재학생은 2017년 64명에서 2020년 21명으로 무려 67.1% 급감했다. 같은 기간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재학생 역시 195명에서 144명으로 26.1% 줄었다.

[무너진 원전생태계①]업계 히든챔피언도 수출 '제로'…원자력 전공생은 급감 원본보기 아이콘


특히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의 경우 탈원전 선언 이듬해인 2018년 한해 동안 재학생 8명이 자퇴하고, 1명이 미등록 하면서 중도탈락학생비율이 이례적으로 5.1%까지 치솟았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대학원생인 차민수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 및 핵분열 전공자들은 특히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됐다"면서 "최근 새 정부에서 탈원전 기조를 폐지한다는 소식에 ‘이제야 마음편히 공부할 수 있게 됐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붕괴된 생태계의 복원도 쉽지 않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일감 부족에 따른 매출 감소로 회사 운영 자금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부도 위기에 몰려있다. 압축공기 제습장치를 국산화해 원전업계 ‘히든챔피언’으로 꼽힌 금성하이텍만 하더라도 최근 5년새 매출액이 5분의1 토막 났다. 탈원전 정책 후 회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던 한국수력원자력의 계약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한때 100여명이었던 임직원 수도 지금은 20여명 뿐이다. 이 회사 대표는 "견적 문의를 줬던 해외 기업들도 탈원전 국가 제품은 믿고 못 쓰겠다며 계약 의사를 철회했다"며 "지난해까지 수출은 제로 수준으로 지금까지 버틴 것도 다행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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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욱 한국원자력학회장(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규원전 사업이 중단되면서 부품 공급업체의 전업 사례가 늘었다"며 "국내 원전 산업 인프라와 수출경쟁력의 복구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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