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 유사한 재판 다른 판결
'내부통제 준수의무 위반'이 재판쟁점
향후 2심서도 치열한 법정공방 예고

DLF 판결문 뜯어보니…손태승·함영주 1심 승패 가른 '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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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금융사고나 불법행위를 막는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금융권 쟁점으로 부상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의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재판에서 ‘내부통제’가 승·패소를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다. 일부 규정은 재판부의 판단이 완전히 엇갈려 앞으로 이어질 재판에서도 핵심쟁점이 될 전망이다.


17일 아시아경제가 두 재판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금융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11조의 별표2’에 대한 해석이 상이했다. 해당 규정은 금융위원회가 감독을 실행할 때 필요한 사항을 정해두고 있다. 11조는 내부통제의 기준을 정의한 규정이다. ‘별표2’는 16개로 구성돼 있으며, 내부통제기준의 설정·운영기준을 구체적으로 적시해놨다.

손태승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은 DLF 사태의 책임여부를 두고 금융당국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은행장 시절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이 징계를 내렸는데, 여기에 불복해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이 제기됐다. 같은 성격의 재판이지만 지난해 8월 손 회장은 승소했고 최근 함 부회장은 패소했다.


두 재판 모두 ‘내부통제를 제대로 마련했는지(규정 11조)’와 ‘마련한 내부통제를 제대로 준수(운영)했는지(별표2)’를 두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졌다. 특히 ‘내부통제를 준수하지 못했다고 징계하는 게 가능한가’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즉, 별표2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처벌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셈이다.

내부통제 '준수' 제대로 못했다면 징계 가능할까?

손 회장의 1심 재판부는 "별표2 규정은 법정사항을 추가로 규정한 게 아니라 그 밖의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법정사항이 아닌 만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처벌의 근거로 삼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에 재판부는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이 아닌 준수의무 위반으로 제재조치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함 부회장의 1심 재판부는 "별표2 규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시행령 조항과 마찬가지 효력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별표2 규정을 어겼다면 시행령을 어긴 것처럼 여겨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내부통제 마련과정에서 설정한 기준이 준수되지 않고 형식적인 상태에 머무른다면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했다고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두 재판부가 공통으로 지적한 사항도 있다. 법리해석과 수위가 달랐을 뿐 DLF 사태의 배경에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있다고 꼬집었다. 우리은행 DLF 상품선정위원회에서는 한 위원의 평가표가 위조 제출됐고 불출석한 경우 찬성의결로 취급됐다. 금융소비자보호센터 담당 위원이 반대하면 상품 출시가 불가능하지만 그대로 DLF 판매가 시작됐다. 하나은행은 투자자 정보의 유효기간을 별도로 설정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오래된 정보로 적합성 판단이 이뤄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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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두 재판의 결과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 측은 패소한 금융감독원의 항소로 이미 2심 재판을 진행 중이고, 함 부회장 측도 재판부의 결정에 즉각 항소를 결정했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은행들의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금융당국은 실질적으로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확인됐다고 판단하며 조심스럽게 2심 승소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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