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 삼각김밥의 작은 응원 ‘힘들 땐 참치 마요’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전지적 삼각김밥 시점 에세이다. 대한민국에 처음 등장한 삼각김밥 종류부터 포장지에 숨겨진 과학 원리, 삼각김밥의 진짜 유통기한, 삼각김밥용 마요네즈의 비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별의별 삼각김밥까지. 삼각김밥에 관한 거의 모든 지식을 담았다. 삼각김밥이 가장 맛있는 시간, 삼각김밥과 같이 마시는 음료로 따져보는 MBTI 유형 검사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삼각김밥에 방부제가 들었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적잖은데, 아니올시다. 삼각김밥에 방부제가 들었다면 유통기한이 하루뿐일 리 없지 않나요. 다른 생명체처럼 저도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답니다. 그렇지만 방부제의 힘까지 빌리고 싶진 않습니다. 삼각감밥은 묵은쌀, 혹은 수입 쌀을 사용한다는 오해도 있는데, 그것 역시 아니올시다. 우리나라에 좋은 햅쌀이 넘치도록 풍족한데 굳이 묵은쌀이나 외국에서 가져온 쌀을 쓸 이유는 없잖아요. 게다가 여러 편의점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답니다. 각자 차별화된 삼각김밥을 보여줘야 하는데, 김밥의 자랑거리가 뭐가 있겠어요. “좋은 쌀을 사용했어요!” 이것이 단연 경쟁력입니다. <38~39쪽>
한때 누군가에게 열정적으로 사랑받기도 했지만, 다만 폭넓은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진열대에서 사라진 삼각김밥이 많다. 제조사가 속 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해 사라지거나 시즌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사라지는 녀석들도 있다. 대게딱지장 삼각김밥이 홀연 사라진 배경에도 그런 이유가 숨어 있었단 말이지. 속 재료가 다양한 만큼 사라지는 이유 또한 다양하다. 우리가 사랑했던 모양만큼 이별의 이유도 다 다르다.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45쪽>
삼각김밥으로서 인간 세상을 감상하고 나름대로 내린 소박한 결론은 ‘사람 살아가는 풍경은 어디든 비슷하다’는 것. 대기업 사장님, 법복 입은 판사님, 샐러리맨 용준 씨, 재수생 희선 씨, 여섯 살 희준이…. 직업과 처지는 달라도 누구나 ‘밥심’으로 산다. 120g짜리, 210g짜리, 혹은 320g 고봉밥을 먹더라도 어쨌든 다 ‘밥’의 힘으로 사는 것이지 황금이나 이슬을 먹고 살지는 않는다. 부자라고, 높은 자리에 있다고 다를 게 있겠나. 사람은 법 앞에선 평등하지 않을지 몰라도 밥 앞에선 누구나 평등해진다. 나는 그렇게 밥의 평등에 기여하는 작은 삼각형이다. <169~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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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김밥: 힘들 땐 참치 마요 | 봉달호 지음 | 세미콜론 | 1만1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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