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4강 특사' 배경과 한반도 정세는
尹, 바이든과 첫 통화…외교·안보 우선순위
5월 임기 첫 한미정상회담으로 대미 기조 구체화 나설 듯
일각선 '균형외교 깨져' 우려…특사 초미의 관심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강 특사 파견을 검토하는 것은 한반도 정세가 어렵다는 점을 방증한다. 윤 당선인이 취임 전 부터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인 한미동맹을 토대로 북핵 문제를 비롯 한일관계 개선, 한중관계 발전, 대러시아 외교 정상화 등 실태래 처럼 얽힌 한반도 정세를 풀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타래 같은 한반도 정세=윤 당선인은 미·중·러·일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 가운데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처음으로 통화를 나눔으로써 차기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보여 줬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인사를 하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2시간여 만에 통화를 한 것과 대조적이다. 윤 당선인은 당초 11일에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요청으로 통화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동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은 오는 5월 임기 첫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대미 기조를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5월 하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예상되면서 새 정부 출범(5월10일) 이후 한 달도 안 돼 첫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윤 당선인이 조기에 미국 특사 파견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것도 한미정상회담이라는 ‘빅 이벤트’ 개최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는 어렵다. 북한은 최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이라며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급 발사체를 두 차례나 발사했고, 영변과 풍계리 핵실험장의 활동을 재개하는 듯한 동향도 파악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 ‘균형 외교‘를 시도한 문 정부와 달리 한미동맹 강화에만 치중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쿼드 가입과 사드 추가 배치 등을 추진할 경우 한중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한일관계도 과거사 문제 등으로 개선이 힘든 상황이다. 일본은 과거사 문제 해결을 빌미로 한국대사조차 만나주지 않고 있다. 한러관계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러 제재 동참으로 냉각되고 있다.
◆4강 특사 누가 되나=대통령 당선인은 취임하기 전에 한반도 주변 4강에 특사를 보내 각국 정상에게 취임식 초청장을 전달하는 등 우의를 다져왔다. 4강 특사는 주로 당선인의 최측근이나 실세가 맡아 오면서 누가 특사로 임명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2017년 5월 당선과 동시에 취임한 문 대통령은 닷새 만에 특사단을 확정했다. 당시 미국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중국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일본에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 러시아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각 파견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김무성 전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중국 특사로 파견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경쟁을 벌인 박 전 대통령을 중국 특사로, 정몽준 전 의원과 친이계 실세였던 이재오 전 의원을 각각 미국과 러시아에 파견했으며,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일본으로 보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측근인 정대철 당시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을 미국 특사로 보내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4강 특사 파견에 대해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 다만, 전례를 볼때 윤 당선인과 대권경쟁을 벌였던 당내 인사나 핵심 측근 중 중진의원, 대선 승리에 기여한 선대위 주요 인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미국 특사에는 당내 미국통인 박진 의원과 함께 조태용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 특사에는 주중 한국대사를 지낸 권영세 의원이 유력하다. 일본 특사에는 대선후보 경쟁을 한 인사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특사의 경우 러시아가 우리 정부의 대러 제재 동참에 따라 지난 7일 우리나라를 비우호국으로 설정하면서 마땅한 인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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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4강 특사 파견이 좀 늦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윤 당선인의 조용한 정권인수 기조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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