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정지 공포에도 러시아ETF에 돈 몰린다
러시아 증시 추락 기회로 인식.
괴리율 확대에 따라 거래 정지도 가능
미국의 러시아 추가 제재가 시장의 예상범위를 뛰어넘지 않으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며 코스피가 장 초반 1% 상승으로 출발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러시아 증시의 추락을 기회로 삼으려던 투자자들이 폭증하고 있다. 러시아 증시가 휴장에 들어갔지만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들은 오히려 폭증하면서 ETF 가격과 순자산가치(NAV) 사이의 괴리율이 벌어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러시아MSCI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을 투자 유의 종목 지정을 예고했다. 괴리율이 커지면서 오는 3일부터는 단일가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이 괴리율이 좁혀지지 않으면 당장 오는 8일에는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괴리율은 ETF의 실제 가치인 순자산가치와 증시에서 거래되는 가격 간의 차이를 말한다. 이 ETF의 괴리율은 지난 18일 3.03%로 벌어지더니 지난 28일 23.35%까지 벌어졌다.
위기를 기회로 인식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괴리율이 커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계획이 알려진 지난 11일 하루 거래대금이 9538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25일 355억4021만원까지 늘었다. 개인투자자들이 하루 최대 183억원(2월25일)을 쏟아부을 정도로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동성 공급자들이 급작스러운 자금 유입에 따른 유동성 공급을 제때 진행하지 못하면서 괴리율이 벌어졌다. 투자자 입장에서 만약 지난 28일 이 ETF를 매수했다면 많게는 23%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주고 샀다는 뜻이다. 이날 9시39분 현재 이 ETF의 가격은 1만5875원인 반면, 순자산가치는 1만3030원으로 괴리율이 21.83%다.
특히 MSCI가 러시아 지수를 편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ETF의 투자는 더욱 큰 고비를 맞게 됐다. MSCI 신흥국 지수에서 러시아를 뺄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미 러시아 증시는 지난 25일 이후 휴장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이 ETF의 경우 MSCI가 자금을 뺀다면 순자산가치가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MSCI 측이 한국투자신탁운용을 포함해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중이라는 입장"이라며 "MSCI에서 자금이 빠지면 간접적이나마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반 러시아 펀드에 투자한 자금은 이미 묶인 상태다. ‘KINDEX러시아MSCI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경우 합성 펀드로 지수에 투자하기에 거래가 가능하지만, 러시아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난달 28일부터 외국인 투자자의 러시아 증권 매도 주문을 거부하라고 지시하면서 환매가 불가능해졌다.
러시아 펀드도 수익률이 설정일 대비 40%나 떨어졌는데도, 자금은 꾸준히 모이고 있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9개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21일 1546억원에서 1587억원으로 늘었다. 이 역시 러시아 분쟁 이후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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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액 기준 가장 큰 규모의 러시아 펀드(588억원)를 운용하고 있는 한화자산운용은 이날 러시아의 조치에 따라 ‘한화러시아펀드’의 환매 중단을 결정했다. 이 펀드는 러시아 기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90% 정도고, 이중 러시아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비중은 56.6% 정도다. 한화자산운용 측은 "향후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당시 부과한 경제 제재와 유사한 상황도 연출될 수 있으나, 해당 이슈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한화 외에도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이 이날 환매 중단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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