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3.1% 경제성장 제시…전문가들 "낙관적" 비판
'해외 못나가는데 면세한도 폐지라니'…방역상황과 따로 노는 '장밋빛 내수진작'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손선희 기자, 문채석 기자] 정부가 내년 ‘3.1% 경제성장률’ 목표와 내수활성화 정책 등을 담은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놨다. 거시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방역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부는 3.1% 성장 근거로 대면서비스 소비 중심으로 빠른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이미 2년 가까이 지속된 만큼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3월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어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각종 경제정책이 대폭 수정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담은 주요 경제전망 지표는 ‘국내총생산(GDP) 3.1% 성장, 소비자물가 2.2%, 취업자 수 28만명 증가’ 등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1일 "(정부가) 상당히 낙관적으로 편제한 것 같다"면서 "현재 경기 상황으로 봐서는 3%대 달성도 녹록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체로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한 소비활성화 대책 위주로 돼 있는데, 대면서비스 소비가 늘어나기까진 상당한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경제정책방향의 주요 내수회복 지원 방안에는 △신용카드 사용액 5% 이상 증가분에 대한 특별공제(1년 연장) △전통시장 소비증가분 별도 소득공제 신설 △지역사랑·온누리상품권 구매한도 상향 및 캐시백 지급 확대 △면세점 구매한도(5000달러) 폐지 등이 담겼다.
그러나 이 같은 소비활성화 대책은 결국 방역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와 같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거나, 혹시 모를 5차 대유행이 발생하면 실제 시행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방역 완화’를 가정한 소비활성화 대책보다는 당장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놨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에 못 나가는데 면세점에서 소비를 어떻게 하겠나"라며 "이미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패턴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소비 진작책을 내놨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3.1%라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년에 대폭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코로나 사태로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수정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2021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을 3.2%로 전망했으나 올해 6월에는 4.2%로 1%포인트나 상향했다. 그러다 연말을 불과 보름 앞둔 시점에서 다시 4.0%로 내려잡았다. 그만큼 유례없는 감염병 위기대응 상황에서 정부조차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정부가 내놓은 내년 물가상승률 ‘2.2%’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평가가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전망치가 코로나 국면에서 적중률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결국 정부가 달성하고 싶다고 보여주는 목표치에 가깝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물가전망을 ‘1.1%’(2020년 12월)로 내놨지만, 현재 ‘2.4%’로 대폭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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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경기회복기’를 기대하면서도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강 교수는 "코로나 시국 당시에는 확장적 재정에 대해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내년 이후에는) 정부가 ‘시장 확대’에 방점을 찍었어야 하는데 역방향으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국면에서도 경제성장은 무역, 수출이 주도한 것"이라며 "정부가 투입한 재정 규모에 비해 내수 중심의 경제성장은 결국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상황이어서 이번 경방은 사실상 ‘3개월짜리’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기치로 내걸였던 지난해 경방과 내용면에서 큰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지난 5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돌아보면 대규모 재정투입에도 불구하고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 장기정책에 대해서는 성과가 부족했다는 평이다. 성 교수는 "대선 이후 정책방향을 지금 끝나가는 경제팀이 내놓기는 어렵다"면서 "‘관리’에 초점을 맞춰 정책 대부분이 과거 나왔던 것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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