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대통령 선거 때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은 외교·안보정책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다. 외교·안보정책이 정권의 선명성을 관통하는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북한 비핵화, 종전선언, 미·중관계, 한일관계 등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李·尹공약 비교분석]李 종전선언계승, 美 동맹 日엔 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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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외교·안보 정책은 한마디로 ‘실용외교’로 정의할 수 있다.

북한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와의 관계에서 이념을 넘어 국익 중심의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축 기조를 계승하면서 한반도 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문 정부의 한반도 전략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이를 상당 부분 답습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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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 로드맵 추진, 대북제재 스냅백 방식’=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종전선언은 비핵화 협상의 출구가 아닌 입구로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종전선언은 정권에 관계없이 추진되고 현실화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평화협정으로 가는 로드맵의 초기 단계로 종전선언이 꼭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 후보는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지난달 12일 외신기자 초청 간담회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만나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비핵화 협상을 중재한다는 현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 연장선이다.


다만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현 정부 기조와 일부 다른 입장도 견지하고 있다. 대북 제재를 일부 완화한 상황에서 북한이 핵 활동을 재개할 경우 제재를 되돌리는 스냅백(조건부 제재 완화) 카드가 대표적이다.


이 후보 캠프의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즉각적인 제재 복원을 전제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조치를 단계적으로 동시에 실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관계는 실용, 대일 관계는 단호’=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국면에서 한국이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게 이 후보의 기본 기조다.


미국은 동맹이고 중국은 동반자로, 둘 다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어느 쪽과도 갈등하지 않는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최근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외교 원칙은 국익 중심의 실용적 외교 기조여야 한다"며 "이미 경제력이 세계 10위, 군사력도 6위로 평가될 만큼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어디에 휘둘리고 선택을 강요당할 것이 아니라 국익 입장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방향을 계속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이 후보의 이 같은 입장이 지나치게 원론적인 데다, 현 미·중 관계 상황을 고려할 때 위험성을 내재하는 시각이란 지적이 나온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더 이상 ‘꽃놀이패’를 사용할 수 없을 것이란 상황 인식이다. 이 후보는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 해법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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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하겠다면서도 한일 관계 개선의 선제 조건으로 일본에 ‘선사과’를 제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역사나 영토 문제와 같은 주제들은 단호해야 한다"며 "일본이 진지하게 사과하면 마지막 남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는 충분히 현실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 뒀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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