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 시청 가구 수에서 전 세계 1위를 차지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넷플릭스는 250억원을 투입해 1조원을 벌어 40배의 수익을 냈다. 오징어게임이 국내업체가 제작한 K-콘텐츠로 알려지면서 온 나라가 들썩였다. 그런데 국내 제작사의 수익은 250억원에 불과하고 이익은 모두 넷플릭스가 챙겼다.
오징어게임이 공개된 9월17일을 전후해 1주일간 KT와 넷플릭스 간 트래픽이 약 39% 증가했고,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사이의 트래픽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이용자들이 오징어게임을 보며 트래픽을 과대하게 발생시켜 통신망에 과부하를 일으켜 놓고 넷플릭스만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인 것이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망 사용료를 내고 있으며, 네이버와 카카오는 매년 망 사용료를 700억~1000억원 수준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정작 우리나라에는 망 사용료를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 법원이 올해 6월 망 사용료 부담이 부당하다는 넷플릭스의 주장에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넷플릭스는 이에 항소하며 버티고 있다. 넷플릭스는 망 중립성을 이유로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망 중립성이란 모든 네트워크사업자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나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어떤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으로 인터넷을 처음 개발한 미국에서 개념이 정립됐다. 매우 건전하고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인터넷 초거대기업들이 전 세계의 통신망을 거의 공짜로 사용해도 되는 논리를 만들어 준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당초 차별을 막았던 이유는 다양한 형태의 많은 인터넷 콘텐츠나 포털 서비스가 가능하게 할 목적이었으나 현실은 정반대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수많은 인터넷 기업이 있었으나 현재는 소수의 초거대기업이 독주하고 있고 망 중립성은 초거대기업이 엄청난 이익을 창출하는 토대를 마련해주고 있다.
요즘 유통되고 있는 콘텐츠는 구글의 유튜브나 넷플릭스처럼 동영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도 동영상이 증가하고 있다. 동영상 콘텐츠는 대량의 트래픽을 유발한다. 동영상 콘텐츠 비중이 75%까지 확대된다는 예측도 나와 있다. 인터넷 플랫폼 초거대기업들은 국내에는 서버를 두지 않고 자국에 서버를 두고 있기 때문에 자국의 통신사에만 망 사용료를 낸다.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국내에 캐시서버를 설치하는데 캐시서버 설치비용은 이용자를 볼모로 국내 통신사들에게 요구하기도 한다.
물류 분배망은 원래 물류 공급업체가 부담해 구축하는 것이 원칙이다. 트래픽이 대폭 증가하면 네트워크 증설을 위해 투자도 대폭 늘려야 하는데 투자는 통신사 몫이고 네트워크를 통한 이익은 인터넷 초거대기업이 가져간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플랫폼에 접근하는 수많은 이용자들은 네트워크 접속료를 부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초거대기업이 광고 수익을 올리는 데 동원되고 있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 서비스가 확산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나 지금은 인터넷 초거대기업에 너무 유리하게 작동되고 있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대량으로 트래픽을 유발하는 인터넷 초거대기업은 무임승차 대신에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돈 있어도 아무나 못 누린다"…진짜 '상위 0.1%'...
한국통신학회 명예회장 임주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