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던킨 제보영상' 조작 논란
설비라인 근무자 아닌
민주노총 소속 간부의 '수상한 제보'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SPC그룹이 운영하는 던킨도너츠의 제품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조됐다는 제보 영상이 조작논란에 휩싸였다. 영상 속 인물이 현재 SPC그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의 던킨지회장으로 알려진 가운데 SPC 측은 영상에 조직 의심 정황이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제조공장 불결" 사과했지만 CCTV 속 반전
1일 SPC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KBS는 던킨도너츠 안양공장의 도넛 제조시설과 관련해 제보받은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 속 생산현장의 환기장치에는 기름때가 껴 있고, 그 아래 놓인 밀가루 반죽 곳곳에는 누런 물질이 떨어져 있었다. 소비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회사 측은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이사 명의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앞으로 철저한 위생관리로 안전한 제품을 생산, 공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SPC가 공장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7월28일 한 현장 직원이 아무도 없는 라인에서 펜 모양의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영상 속 직원은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거나 고무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이 직원은 해당 시간대는 물론 해당 설비라인에 배치된 근무자가 아니었다. 이 직원은 민주노총 소속 노조 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한달째 SPC 사업장을 상대로 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과 관련해 여론이 민주노총에 우호적이지 않자, 조작된 영상을 제보해 여론을 민주노총 쪽으로 끌고 오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파업으로 인해 가맹점주들의 매출 피해 호소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SPC그룹 측은 영상 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해당 직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영상 조작 논란과 별개로 SPC그룹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품을 생산해 왔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알코리아 안양공장을 지난달 29~30일 불시 점검해 일부 시설이 청결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식품위생법’ 위반사항에 대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SPC와 민주노총의 질긴 악연
SPC그룹과 민주노총의 갈등은 최근 수년간 되풀이돼 왔다. 갈등의 배경에는 복수노조가 있다. 파리바게뜨는 2017년 제빵사 노조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계열 별도 노조가 설립되면서 복수 노조 체제가 됐다. 이후 민주노총은 복수노조를 이용해 SPC그룹 측이 노조 탄압을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을 해마다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민주노총 소속 화섬식품노조가 SPC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 화섬식품노조는 고소장에서 "파리크라상의 기존 한국노총 산하 노조에 속해 있던 일부 조합원이 지난달 노조를 탈퇴해 새로 생긴 화섬식품노조 지회에 가입하자, 사측이 이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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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파업 역시 노조 간 갈등이 원인이 됐다. SPC그룹은 "이번 파업 사태는 운수사와 화물노조의 문제이기 때문에 직접 개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SPC 관계자는 "회사·가맹점의 영업과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 화물연대에 대해 화물운송용역계약 위반에 대한 책임을 철저하게 물을 것"이라며 "영상 조작 의혹과 관련해선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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