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애플 AS정책 '저승사자' 만났다[특파원 다이어리]
바이든, 美 공정거래위원회에 휴대폰 AS 반독점 행위 시정 방안 마련 지시
사설 수리점 및 자가 수리 방해한 애플 겨냥
애플 공동창업자 워즈니악도 "수리하다 애플 창업했다" 비판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민들의 생활에 부담이 되는 기업들의 반독점 행위를 차단하겠다고 나서며 사실상 애플의 AS 정책을 '정조준' 했다. 백악관의 의지가 강력한 만큼 애플이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유지해온 AS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AS정책 수정 시 한국 소비자들도 혜택을 볼 가능성이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의 각 분야에서 서민들에게 부담을 지워온 대기업들의 반독점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일련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행정 명령 중 과학기술 분야 경쟁 확보 방안에 소비자 중심의 휴대폰 AS 규정을 마련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행정명령은 휴대폰 제조사가 고객이 자가 수리하거나 제조사 공식 AS센터 이외의 사설 수리점을 이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을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규제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이는 다분히 애플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백악관이 발표한 '팩트시트' 자료에는 애플이 사설 수리점에 부품을 제공하지 않는 방식으로 애플 제품 수리를 독점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링크가 포함됐다.
해당 기사에는 간단한 부품 교체 만으로도 수리할 수 있는 '맥북 에어' 노트북 컴퓨터를 애플이 부품을 제공하지 않아 사설 수리소에서 수리할 수 없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부품만 있다면 몇백달러의 비용으로 고칠 수 있지만 애플 매장에서는 최대 1200달러의 비용이 청구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부품 공급 차단 뿐 아니라 자가 수리를 하거나 사설 수리점을 이용하면 보증기간을 무효화한다는 정책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는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 불만을 품은 미 소비자단체들은 애플에 대한 공격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애플은 로비스트를 동원해 사설 수리를 허용하도록 하는 각종 법안을 무력화해왔다.
이번 사안은 애플에 그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비자들의 수리 권리를 제한해 온 기업들에게는 불똥이 튈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가 지금껏 '울며 겨자'식으로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애플 스토어나 공식서비스센터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을 수리 해야 했던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는 반면 애플로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도 애플의 AS정책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있다. 그는 "개인용컴퓨터(PC)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모든 수리를 직접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면서 "내가 개방적인 환경에 있지 않았다면 애플은 태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애플의 AS정책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는 다분히 공정거래 당국을 이용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백악관은 과거 미국 공정위인 FTC가 승인한 기업 합병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침 바이든 대통령은 파격적으로 약관 32세의 리나 칸을 FTC 위원장에 임명했다. 칸 위원장은 취임 전 '아마존 킬러'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이제는 애플에 대한 '메스'도 잡아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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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NBC는 FTC가 새로운 규정을 제정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백악관이 지원 의지가 강력한 만큼 애플 아이폰 수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한층 커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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