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철밥통? 언제든 이직하죠"…'MZ 세대 공무원' 정년 꿈? '글쎄'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공무원 A씨 "고리타분, 경직된 조직문화 회의"
2030 공무원 절반 이상은 "이직 고민"
전문가 "청년층, 어렵게 취업해도 얽매이기 싫어해"

"철밥통? 언제든 이직하죠"…'MZ 세대 공무원' 정년 꿈? '글쎄'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인천의 한 구청에서 근무하는 4년 차 공무원 A씨는 최근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평소 하던 업무보다 일이 늘어난데다 악질적인 민원, 고리타분하고 경직된 조직문화에 회의를 느껴서다. A씨는 "공무원을 두고 철밥통이라는 말을 하지만, 고충도 많다"라며 "이를 악용해 부하 직원을 괴롭히는 상사도 있고, 폐쇄적인 구조 탓에 항상 평판에 신경 써야 한다. 한 번 안 좋은 소문이 나면 평생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A씨는 무엇보다 업무에 비해 턱없이 낮은 월급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고 했다. 쉬는 날 여행이나 여가로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도 "'공무원이 코로나19 시국에 놀러 다니냐'는 비판이 따라올 것"이라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누구나 원했던 직장이라 불렸던 공직을 떠나거나 이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안정적인 평생직장'이라는 수식어는 옛말. 일각에선 일반 기업에 비해 적은 월급, 폐쇄적인 조직 문화, 상급자와 하급자 간 소통체계 부재 등을 공직 사회를 떠나는 이유로 꼽는다.

실제 최근 몇 년간 공직을 그만두는 이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재직 5년도 되지 않아 그만 두고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는 최근 5년간 총 2만893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퇴직자의 14.9%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또 지난 2019년에는 전년(5670명)에 비해 퇴직자가 994명 늘어 총 6664명의 공무원이 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재직기간 1년 미만의 공무원은 1769명으로 26.5%에 달했다.


이직을 고민하는 공무원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중앙·지방공무원 4111명을 대상으로 한 '2020년 공직생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재직 연수가 5년 이하인 공무원의 41.1%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직할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 34.2%보다 약 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공무원들이 이직하고 싶은 이유로는 '낮은 보수'(44.1%), '가치관·적성이 맞지 않아서'(16.0%), '과다한 업무'(12.0%) 등을 꼽았다.


자료 사진.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30대 공무원 중 58.6%는 이직을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자료 사진.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30대 공무원 중 58.6%는 이직을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특히 2030대 공무원들은 절반 이상 이직을 고민하고 있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발간한 '90년생 공무원이 왔다'라는 책에 따르면, 1980~2000년대 출생 '주니어 공무원' 1810명 중 58.6%는 '이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조직문화에 대한 회의감'이 31.7%로 가장 높았고, 이 밖에도 '일하는 방식에 대한 회의감'(31.0%),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14.1%),' 다른 분야에 대한 호기심'(13.1%) 등이 꼽혔다.


20대 공무원 B씨는 "아직도 공직 사회 안에서는 상사에게 점심 식사를 대접하는 문화가 남아있다. 또 연가나 조퇴, 병가의 사용도 눈치를 봐야 한다"라며 "사회는 빠르게 변해가는데 공직 사회는 여전히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구시대적 인식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B씨는 이어 "'이런 것도 공무원 일이었나' 싶을 만큼 잡다한 업무에 각종 악질적인 민원까지, 다른 밥벌이를 찾는 게 쉽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다니고 있지만 이를 못 참고 관두는 직원들도 많이 봤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청년층은 직장이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 기성세대보다 이직·퇴사 결정을 비교적 쉽게 결정한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년층은 안정적이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지켜지는 직장을 선호하지만, 어렵게 취업해도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끼면 이를 참지 못하고 이직하려는 경향이 있다"라며 "조금 더 나은 환경·조건의 다른 직장으로 이직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또 기성세대보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무언가에 얽매이기를 싫어한다. 앞으로 이 같은 변화에 맞춰 기업 문화도 전반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뉴진스의 창조주' 민희진 대표는 누구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