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과 사망, 인과성은 확인 안돼…불안감 가질 필요 없어

질병청 "이상반응 대부분 경증…접종 전후 주의사항 숙지"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김지희 기자] 전날 경기·평택의 요양병원 환자 2명이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사망한 사례가 나오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해당 지자체는 백신 접종과 사망과의 연관성을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를 종합할 때 백신 접종 이상반응은 두통·발열 등 경미한 증상이 대부분인 만큼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백신접종과 사망, 인과성 있나=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의심 신고된 사례 209건 중 사망 사례가 2건 발생했다. 두 사망자는 각각 기저질환이 있는 요양병원 50대·60대 환자다.

첫번째 사망자는 2일 오전 9시30분께 백신 접종 후 11시간 후부터 가슴 통증, 메스꺼움 등이 나타나 전날 오전 7시께 사망했다. 두번째 사망자는 지난달 27일 오후 2시 30분께 백신 접종 후 33시간 후부터 발열과 전신 근육통 등을 보였고, 전날 오전 10시께 숨졌다.

사망 2건을 제외한 나머지 204건은 두통,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 경증 사례였다. 나머지 3건은 아나필락시스(전신 알레르기 쇼크 반응) 의심사례로 신고됐다. 질병청은 의심자 3명은 아나필락시스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아나필락시스양(樣)’ 의심 환자로 2명은 이미 회복됐다고 밝혔다.

조은희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아나필락시스양 반응은 (아나필락시스와 다른) 기전으로 인해 몸에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쇼크 등이 일어나지 않는 만큼 ‘아나필락시스 쇼크’만을 중증 이상반응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많은 사망 사례가 보고가 됐다"면서도 "아직까지는 예방접종하고의 인과성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고 강조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접종자가 가장 많은 영국에서 402명이 사망했고, 프랑스 171명, 독일 113명, 캐나다 6명 등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서도 2명의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아직 백신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봤다. 조 반장은 "사망자가 발생한 해당 요양병원에서는 월평균 5~7명 가량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사망자 발생은 기간에 따라 상이하지만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층의 경우 백신 접종이 직접적인 사인이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접종의 경우, 1일 기준 접종건수는 1376만건으로 이상반응 사례가 2081건 접수됐지만 사망 신고 110건 가운데 백신과의 인과성이 확인된 경우는 없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만성·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층의 경우 백신 우선 접종 대상"이라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들이 백신 접종을 한 뒤 이상반응 관찰실에 대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접종 후 30분-3시간-3일 관찰= 보건당국은 과도한 우려로 접종을 기피하기보다는 백신 접종 전후의 주의사항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접종에 참여해 달라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은 크게 대기-접종-관찰 등 세 단계로 이뤄지는데 각 단계마다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일단 대기 단계에서 접종을 앞두고 37.5도 이상의 발열이나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접종기관에 연락해 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접종 날에는 예진표를 꼼꼼하게 작성해야 한다. 특히 앞서 다른 백신 접종 등에서 중증 반응인 아낙필락시스를 비롯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적이 있었다면 자세하게 기록해야 한다.

접종 및 관찰 단계에서는 30-3-3 원칙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접종 직후에는 30분가량 접종기관에서 대기하며 이상반응을 확인하도록 한다. 아낙필락시스가 대부분 30분 이내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귀가 후 3시간은 과도한 활동을 하지 않고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최소 3일간 이상반응을 살펴야 하는데 이 기간 내 발열, 피로감, 두통, 메스꺼움 등 대부분의 흔한 증상들은 사라진다. 다만 알레르기 반응이나 39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아낙필락시스와 같은 심한 알레르기 반응은 즉각 가까운 응급실로 내원이 요구된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24명으로 이틀 연속 400명대를 기록했다. 전날 6만5446명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아 총 15만4421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5만1679명, 화이자 백신은 2742명이 맞았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