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안보고서]영끌·빚투…20~30대 청년층 가계대출 '껑충'
한은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은별 기자] 20~30대 청년층의 가계대출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산가격이 급증하자 부동산이나 주식을 향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대출로 투자)'가 유행처럼 번진 영향이 크다. 청년층 고용률 둔화와 이에 따른 소득 변화 등을 감안하면 이들 연령대의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4일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3분기 말 기준 청년층 가계대출이 전년동기대비 8.5% 증가했다"면서 "다른 연령층(6.5%)에 비해 증가속도가 빠르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전월세와 주택매입 수요 증가, 주식투자 수요 확대가 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면서 "특히 청년층 접근성이 높은 비대면 신용대출과 전월세자금대출 지원 등의 수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청년층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이들의 채무상환부담에 대해선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청년층의 소득대비 대출비율(LTI)은 9월 말 기준 221.1%로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은 35.6%로 2017년 이후 여타 연령층보다 큰 폭 하락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청년층 차주는 비교적 금리 수준이 낮은 은행권 대출 비중이 높고, 이자만 납입하는 전세자금대출이 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자체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금리 수준이나 상환 부담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선 적다는 얘기다. 청년층 가계대출 연체율도 0.47%로, 다른 연령층(0.71%)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고용시장 여건을 보면 이들 연령대의 대출을 안심하고 바라보긴 어렵다. 고용 악화로 소득이 줄어들면 대출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청년층의 소득 여건은 악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은 42.4%로 전년 대비 1.9%포인트 하락했다. 실업계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해 첫 직장을 가지는 시기인 20~24세, 25~29세의 경우 각각 41.1%, 67.6%로, 전년 대비 3.5%포인트, 3.4%포인트 떨어졌다. 통계청이 나눠 집계하는 전 연령대 가운데 낙폭이 가장 크다. 특히 제조업 등 청년고용 비중이 높은 업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신규채용이 위축되면서 관련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상장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졸신입 채용 기업 비율은 지난해 85.5%에서 올해 67%까지 급감했다. 이에 따라 11월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도 전년 대비 4만3000명 증가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비경제활동 인구는 일을 할 수 있는 연령(만 15세 이상)인데도 불구하고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 즉 일 할 능력은 있어도 일 할 의사가 없거나 아예 일 할 능력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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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청년층의 가계부채 증가는 아직까지는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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