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영의 공선운학⑧] 대한체육회 산하 회원종목 단체의 바람직한 역할(하)
대한체육회 소속 종목 단체들, 즉 체육 종목별 협회나 연맹들은 소수 엘리트 운동 선수들만이 아닌 국민 생활체육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우선 종목별로 시즌마다 존재하는 대통령배, 장관배, 협회장배, 국가대표 선발전, 동호인대회 등 많은 대회들의 출전 자격을 연령별로만 구별하되 누구나 출전할 수 있는 대회로 운영해야 한다. 그래서 엘리트 선수든 운동에 소질이 있는 일반 학교의 어느 학생 선수든, 외국에서 참가하는 외국인이든 공평한 기회가 주어진 대회에서 실력만으로 등수별 점수를 얻어 국가대표가 돼야 한다.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공부 양이 많은 의대생이라도 꾸준히 실력을 쌓아 올림픽에 출전했던 국가대표와 같은 대회에 출전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생활체육이 자리잡을 수 있다.
물론 월할한 대회 진행을 위해 참가 인원이 늘어나면 과거 대회 참가를 통해 획득한 점수로 실력 등급을 나눠 대회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엘리트 선수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대회'는 상업적인 프로스포츠 리그를 제외하고는 대중의 관심을 얻을 수 없다. 이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더욱 갈라 놓는다.
해마다 수천, 수억, 수십억원의 예산으로 종목별 엘리트 선수들은 해외 전지훈련이나 국제대회에 참가한다. 앞서 언급한 그 수많은 국내 대회에 참가하는 외국인 선수는 없다. 현재 국내 종목별 협회 또는 연맹에서 주최하는 대회들은 동호인 대회를 제외하고 협회나 연맹이 인정한 학교 또는 실업팀 소속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다. 우리들의 대회가 아니라 엘리트 선수 그들만의 대회인 것이다.
외국인도 참가 가능한 종목별 국내 대회 필요
협회 운영 자금 확보에 도움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외국 선수들이 찾아오는 국내 대회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 종목별 대회는 단체 구기 종목을 제외하고는 외국인들도 얼마든지 참가할 수 있다. 대회 결과 등수별로 미국인들과 같은 점수를 획득하지만 국가대표 자격은 당연히 얻을 수 없을 뿐이다. 그런 개방성으로 해외의 많은 선수들이 미국 내 대회에 참가한다. 이 많은 국내외 참가자들과 일반 대중의 높은 관심 덕분에 종목별 단체들은 운영 자금을 직간접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협회장이나 소수 대기업의 후원에 지나치게 의존하지도 않는다.
종목별 협회나 연맹 산하 단체로 존재하는 대학 연맹, 중고 연맹 등의 단체들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학교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주최 대회들을 개방해야 한다. 공부를 소홀히하는 학생은 오히려 대회 참가를 제도적 기준에 따라 제한해야 한다. 또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학생은 수학 경시대회에서 입상한 학생처럼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된다면 과학 발명 대회, 토론 대회, 영어 글짓기 대회들 만큼 관심을 받을 것이며 생활체육이 자연스레 학생 선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 은퇴 체육인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종목별 단체들의 바람직한 역할은 대한체육회와 종목별 단체들의 노력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 체육을 교육의 중요한 과목으로 인정하는 사회의 인식이 형성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의 상아탑인 대학들이 체육을 수학 과목과 같이 입시에 반영하며, 공부와 운동을 병행한 학생선수들로 학교 운동부를 구성해야 한다.
미국 예일대 학생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고 졸업한 뒤 정형외과 의사가 되고, 엘리트 운동 선수가 아닌 지방의 일반 학생이 스포츠클럽에서 운동하며 국가대표가 되는 사례가 우리나라에도 자연스럽게 정착돼야 한다. 체육 전문 고등학교 학생이 아닌 지방의 스포츠클럽에서 운동한 일반 학생이 국가대표가 되고, 운동을 매우 잘하는 법대생이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한 뒤 졸업해 인권 변호사가 됐다는 소식을 자주 접해야만 지역 스포츠클럽과 생활체육이 건강하게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종목별 단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다음편에 계속)
정규영 (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회장 겸 로러스 엔터프라이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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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정규영의 공선운학①] '체육의 본질은 교육'…이것이 먼저다
[정규영의 공선운학②] 스탠퍼드·예일·하버드…美명문대 체육의 비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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