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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청 청소부, 시장 깜짝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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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우드고드스카야 러시아 포발리키노 시장. 사진=트위터 캡처.

마리나 우드고드스카야 러시아 포발리키노 시장.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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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러시아의 한 시골 마을 시장 선거에서 현직 시장이 들러리로 내세운 청소부가 당선되는 일이 벌어졌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약 500km가량 떨어진 포발리키노에서 시장을 지내던 록테프(58)는 지난달 재선을 위해 출마했다.

30가구, 전체 주민 242명인 작은 마을의 행정을 책임지던 록테프는 자신 외에는 선거 출마자가 없자 시청을 청소하던 35세 여성 마리나 우드고드스카야에게 출마를 제안했다.


민주적 선택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경쟁후보가 필요했던 것이다.


록테프는 앞서 시청 보좌관과 공산당 당원 등에게 출마를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우드고드스카야는 그저 록테프의 당선을 위한 들러리였던 셈이다.

록테프는 여유롭게 선거에 임하면서 광고나 공보물 등 별다른 선거운동도 하지 않았다. 마을이 워낙 작아 유권자와 후보가 서로를 잘 알았기 때문이다.


록테프는 당선을 예상했고, 우드고드스카야는 당연히 선출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청소부 출신 우드고드스카야가 62%의 표를 얻어 시장에 당선됐고, 록테프는 34%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친 것이다.


선거 결과를 두고 주민들은 다양한 해석을 늘어놓았다.


58세의 한 전직 경찰관은 "분명히 사람들은 변화를 원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록테프가 일을 잘했지만, 내성적이어서 사람들과 대화하지 않았다"며 "우드고드스카야의 당선은 마을 사람들이 그녀를 알고 좋아할 정도로 마을이 작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거 결과에 가장 놀란 것은 당선자 본인이었다. 지난 4년간 지방행정 건물 사무실을 문질러 닦고 걸레질해온 우드고드스카야는 앞으로도 그 일에 계속 종사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당선 직후 "사람들이 실제로 나에게 투표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며 당황해했다.


록테프는 당선 결과에 대해 "나는 화나지 않았다"면서 "사람들이 그녀에게 투표했으니 그녀가 할 일을 하게 둬라"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시장으로서 필요한 모든 것을 했고, 우리 마을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우드고드스카야는 취임식을 앞두고 저자세를 유지했다. 선거 당선 직후 그녀는 자신의 승리에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에 대해 '준비되지 않은 가짜 후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1개월가량 지난 지금 그녀는 시장 업무 수행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그녀는 취임 첫 사업으로 주민들이 오랫동안 요구한 가로등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녀는 시장 취임 선서를 했고, 월급도 2만9천 루블(한화 약 42만원)로 약 2배가량 늘었다.




김봉주 인턴기자 patriotb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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