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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속도전…LG·SK 배터리 소송전 어디까지 왔나

최종수정 2020.07.15 16:02 기사입력 2020.07.1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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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속도전…LG·SK 배터리 소송전 어디까지 왔나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그린 뉴딜' 정책이 베일을 벗은 가운데 친환경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K배터리 동맹'이 재계의 화두로 급부상했다. 친환경 모빌리티 강국 실현을 위해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을 중심으로 국내 배터리 3사 간 건전한 경쟁과 협력을 통한 기술력 제고가 관건으로 꼽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화상으로 참여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최근 삼성SDI LG화학 , SK이노베이션 공장을 차례로 방문한 사실을 전하면서 "서로 잘 협력해 세계시장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들 3사와 배터리 신기술에 대해 협의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현대차그룹이 이날 내놓은 '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매·시장점유율 10% 이상'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 공급망 관리가 필수다. 현대차 그룹이 LG화학 외에 SK이노베이션, 나아가 삼성SDI와도 공급 계약을 맺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은 안정적인 수급 조절을 위한 조치다.

국내 기업이 친환경차와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두 주자 일본을 뛰어넘고 맹추격하는 중국과 유럽 업체를 따돌려 기술 격차를 확대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문제는 우리나라 배터리 기술의 역사가 짧고 품목이 한정돼 공통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인력 유출과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기아차가 국내외에서 배터리 전문가를 블랙홀처럼 영입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소니 등 일본 업체의 인력과 기술을 흡수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지금 국내 업체는 해외로의 인력 유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현대차그룹에도 잠재적 불안 요소"라고 지적했다.


현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은 1년3개월 이상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예비판결을 통해 LG화학의 손을 들어줬지만 SK이노베이션이 이의를 제기해 판결을 재검토 중이다. 양사는 오는 10월 미국 ITC 최종 판결 전까지 법률 대리인을 통한 물밑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조기 합의를 원하지만 LG화학이 요구하는 배상액 등 양사 간 이견이 커 협상은 더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LG화학이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같은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LG화학 측은 "경찰에 고소한 지 1년이 넘어 신속히 사실관계를 규명해달라는 의견서 개념"이라며 "경찰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의견을 제시할 방법이 없어 고소장 형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재계와 정부 일각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이 K배터리 동맹을 통한 국익 제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주무 부처 관계자는 "전기차용 배터리산업은 미래 먹거리의 핵심으로 글로벌 선점 경쟁이 워낙 치열해 민과 관이 머리를 맞대도 모자란 분야"라며 "정부에서도 원만한 합의에 대한 의견이 주를 이루지만 민간 기업의 경영에 개입할 여지가 없어 중재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날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발표와 비공개 토론 후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의 성공 여부는 속도에 달렸다"면서 이해관계 조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막상 일을 하려다 보면 뜻밖의 곳에서 시간이 걸리는데, 대부분 이해관계를 넘어서야 할 때"라며 "이해관계 충돌을 예상해 선제적으로 조정해달라"고 당정청에 당부했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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