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불법행위로 손해배상 발생했다면… 法 "법인세 감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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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불법행위로 지급한 손해배상금은 법인세법상 손금에 산입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손금산입이란 기업회계에서는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지만, 세법상 세무회계에서는 인정해주는 걸 말한다. 손금산입이 늘수록 과세표준에서 제외돼 법인세액이 줄어든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박양준)는 신한금융지주가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손해배상금은 사업 관련성, 통상성 및 수익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법행위로 인해 지출하게 된 손해배상금은 법인세법이 정한 손금 인정 요건으로서의 비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발단은 신한은행이 A제지회사를 상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참여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행은행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대표인 이모씨의 요청으로 A제지회사 주식 상당수를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했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경영권 분쟁에 개입, A제지회사가 B제지회사에 인수될 수 있도록 도왔다.


경영권을 잃은 엄씨는 2009년 이씨와 신한은행을 상대로 9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씨가 신한은행의 자본력을 이용해 M&A를 선언한 B사와 함께 자신의 경영권을 뺏았다는 주장이었다. 대법원은 2016년 이런 엄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신한은행에 "엄씨에게 150여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확정판결했다.

신한은행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엄씨에게 확정 손해배상금인 207억여원을 지급한 뒤 그해 사업연도 법인세 신고에 이 사건 손해배상금을 손금으로 산입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해당 손해배상금을 손금불산입 처분했고 신한은행 측에 가산세 포함 57억여원 상당의 법인세를 추가 부과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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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과거 A사와 B사간 이뤄진 M&A를 불법행위로 규정하면서 신한금융지주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경영권 분쟁 중인 기업의 주식을 취득해 한쪽 편에 가담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은행의 적법한 업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며 "이를 사업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통상적인 것이나 수익과 직접 관련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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